새누리당은 20일 정기국회의 정상화에 민주당이 협력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의 요구대로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 신설에 동의할 테니 새해 예산안과 주요 민생법안의 정상적 심의에 협조해 달라는 요구다.

당내 일부 반발에도 국정원 개혁을 논의할 틀을 야당에 양보하는 대신, 황찬현 감사원장·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조속한 임명을 통해 꼬인 정국부터 차근차근 풀어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다만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등을 모두 특검으로 수사하자는 민주당의 '원샷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절대불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대신 여당도 하나의 쟁점을 양보한 만큼 야당도 양보로 화답하는 '정치력'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소수 야당인 약자가 아니라 거대 야당이고,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최강의 야당이자 슈퍼갑(甲)"이라며 "특검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민주당이 명명한 '원샷특검'도 '당파특검'으로 평가절하했으며, 나아가 민주당에 '국회 운영은 관심 없고 정치적 이익만 좇는 정쟁세력'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공세를 취했다.

윤상현 원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특검을 예산안과 법률안 처리에 연계할 것 같다"면서 "민생예산과 민생법안은 민주당의 '당파특검'과는 한치도 연계하기는커녕 한 줄에 세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민생을 당파적 목적 획득을 위한 볼모로 삼는 게 민주당의 의회 민주주의냐"면서 "민생을 챙기려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절박함을 이용해 당파적 이익을 꿰차려는 게 특검과 예산안·법률안 연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인제 의원은 "특검은 사리에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이라고 비판했고, 서병수 의원도 "민주주의 가치와 입법부를 훼손하는 행태를 남발하고 있다"고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비난했다.

당 중진들은 민주당 강기정 의원과 청와대 경호 지원요원과의 몸싸움이 국회 본회의 파행으로까지 비화한 데 대해 '자괴감'을 토로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본회의가 파행할 때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키르기스공화국 대통령이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본의 아니게 파행 국회를 공개해 대한민국의 격을 떨어뜨린 것 같아 자괴감이 들었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서병수 의원도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드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한편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본회의 파행 이후 강창희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공교롭게도 "대한민국 민주주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