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정용 게임기 'X박스 원'을 22일(현지시간) 미국 등 13개국에 시판했다.

'X박스 360'의 뒤를 이어 8년만에 나오는 이 신제품은 지난주 출시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4와 차세대 게임기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X박스 원의 1차 출시국은 미국,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브라질,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멕시코, 뉴질랜드, 스페인, 영국이다.

한국에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구체적 일정과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MS는 이날 1차 출시 국가의 대도시들에서 야간 출시 행사를 열고 0시 1분부터 X박스 원을 판매했다.

이날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X박스 원을 가장 먼저 구입한 사람은 뉴질랜드 남성 댄 리빙스턴(24)이었다. 그는 X박스 원으로 게임을 하려고 이날부터 닷새간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X박스 원의 가격은 미국 500 달러(53만1천 원), 유럽 500 유로(71만8천 원), 영국 430 파운드(73만9천 원)로, 경쟁 제품인 소니 PS4보다 각각 100 달러, 100 유로, 80 파운드 높게 책정됐다.

MS의 입장에서 X박스 원은 단순한 게임기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MS는 최근 '디바이스(기기)와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 X박스 원이야말로 이런 구상에서 핵심 교두보 역할을 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MS가 만드는 소비자용 전자제품 중 유일하게 큰 성공을 거둔 것이 2001년 처음 나온 X박스 시리즈였다.

다만 새로 나온 X박스 원은 경쟁 제품인 소니 PS4에 뒤처지고 있는 분위기다.

원래부터 게임을 즐기는 이들 중에 PS 시리즈의 팬이 많았던데다가, 소니가 PS4의 가격을 낮게 책정한 덕택에 24시간만에 100만대 이상이 팔리는 등 초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MS는 이에 맞서 게임뿐만 아니라 인터넷전화 스카이프와 TV를 이용 인터넷 검색 등을 아우르는 '홈 엔터테인먼트 허브'로서 X박스 원을 홍보하고 있다.

다만 두 제품 모두 아직 전용 타이틀이 많지 않은데다가 PS3(소니)나 X박스 360(MS) 등 전 세대 제품의 게임 타이틀도 돌릴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즉 현재로서는 '할만한 게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 언론 등에서는 "가격이 낮아지거나 게임 타이틀이 많이 나올 때까지 조금 기다렸다가 사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장은 440억 달러에서 490억 달러로, 모바일 게임 시장은 130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각각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