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겨울철 에너지요금 인상을 둘러싼 여론 반발에 떠밀려 에너지요금 인하 대책을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서민들이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겨울철에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전기와 가스 요금에 포함된 세금 및 부담금을 감면해 내년 1월부터 가구당 에너지요금 부담을 월 50파운드(약 8만7천원) 낮추겠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에너지부는 이를 위해 에너지 요금에 붙는 환경분담금을 인하하고, 2년간 각 가정에 난방비 절감활동 환급금을 지급기로 했다. 에너지 업체들에 대해서는 서비스망 효율화로 절감한 비용을 1회에 걸쳐 고객요금에 반영하도록 했다.

에드 데이비 에너지 장관은 "이번 조치로 각 가정의 에너지 요금 부담이 실질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주택 단열공사 지원사업으로 에너지 절감 노력을 촉진해 장기적으로 에너지비용 절감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오는 5일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하반기 예산계획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영국에서는 최근 주요 에너지업체들이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요금을 일제히 10% 안팎으로 인상해 서민의 반발을 불렀다.

조사기관 컴레스의 설문에서는 영국인의 25%가 치솟는 난방비 부담에 한겨울에도 난방을 포기하고 사는 '난방 빈곤층'으로 나타나 지원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이 고조됐다.

환경단체 '지구에너지의 친구들'의 소피 노이버그는 이날 정부 대책과 관련 "에너지업체의 수입은 그대로 보장하면서 환경분담금만 깎아 부작용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노동당은 "단열공사 지원기금인 환경분담금을 깎는 정부 대책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집권하면 에너지업체의 요금 인상을 20개월간 동결하겠다는 기존의 공약을 해결책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