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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 시간 : 2008년 12월 23일 (화) 16:5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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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가 23일 한차례 곤혹을 치뤘다.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개시’를 담은 ‘2009년 달라지는 것들’이란 제목의 보도자료 때문이다.
이날 방통위는 ‘방송통신 분야 2009년 달라지는 것들’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여기엔 ‘내일(24일)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의결할 예정으로, 이 경우 내년부터 음성통화가 본격 가능해진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방통위는 그러나 불과 30여분만에 해당 보도자료에서 ‘와이브로 음성 탑재’를 삭제하고 보도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물론, 수정된 보도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 있었다.
방통위 ‘수고’에도 불구, 그러나 일부 매체에선 처음 그대로 기사가 출고됐다. 이후 방통위 요구에 따라 몇몇 언론에선 이를 삭제했지만, 또 일부에선 이를 무시했다. ‘동일’ 보도자료가 결과적으로 ‘2가지 버전’으로 인터넷상에 떠돌게 된 셈이다.
문제는 방통위의 이러한 수정 요구가 ‘눈가리고 아웅’이었다는 것이다. 방통위 자료 삭제 요청이 있었을 때, 단순 ‘해프닝’으로 여겼지만, 같은 내용이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2009년 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책자 속에 버젓이 실렸기 때문이다.
여기엔 추진 배경과 일정까지 상세 내용을 담고 있어 당혹감을 더했다.
기재부 자료는 23개 행정기관의 총 400여건의 제도와 법규를 취합해 정리한 것으로 이 모든 자료는 각 행정기관에서 배포한 것임에 틀림없다. 각 부처의 담당부서 연락처가 명기돼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책자로 만들어질 정도면 이미 오래 전 해당 자료가 준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와이브로 음성 탑재’ 건은 채 의결도 되지 않은 것으로,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엄존하는 게 사실이다. 와이브로 음성 탑재를 환영한다고 밝힌 와이브로 사업자 KT의 ‘돌연한’ 입장변화조차 의심을 사는 형국이다.
혹자는 방통위가 방송 분야 IPTV에 이어, 통신쪽 ‘와이브로 활성화’를 통한 치적을 강제한다는 의혹도 보내고 있다. ‘와이브로 음성탑재이통시장 경쟁요금 인하소비자 편익 추구’란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방통위 ‘의지’라는 것이다.
당장, KT외 SKT와 LGT 등 경쟁사업자는 ‘음성탑재’ 반대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유려한 수식어에도 불구, 결국 규제 기관인 방통위가 소비자 편익을 앞세워 특정 기업을 지원한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 ‘정책’이란 예단을 불허한다. 주무부처의 의지와 별개로, 결정되지도 않은 사항이 ‘달라지는 것들’이란 공식 입장에 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뒤늦게 해당 사항을 삭제해달라는 방통위 요청이 진실성이 없어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방통위 속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책임은 방통위에 있다. 방송과 통신 규제를 담당하는 주무부처로서 정책자료는 ‘의결’ 이후에 내도 늦지 않다. 때로 ‘의지’가 모두 의결로 이어지진 않는다.
24일 제 47차 전체회의 결과가 궁금하다. 기재부 책자를 모두 회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일 ‘와이브로 음성탑재’는 통과돼야만 한다. 정책이 그렇게 결정돼서는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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