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는 동안 우리 공공의료기관이 많이 소진됐습니다.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3년 임기 동안 꼭 해내야 할 과제로 '공공의료기관의 회복'을 꼽았다.

공공의료기관 대부분이 2년 넘게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 대응에 동원되면서 인력과 자원이 소진돼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

특히 저소득층이나 홀몸 어르신, 도서 지역 거주자 등 의료 취약계층 진료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 주 원장의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인터뷰에 응한 주 원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었을 때 공공의료가 제대로 존재할 수 있느냐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다"며 "최대한 빨리 국내 공공의료기관의 회복 플랜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가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의 답이 국립중앙의료원 그 자체가 되길 바란다"며 "모든 의료 영역에서의 '최후의 보루'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감염병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영역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주 원장의 소신이다.

그는 "보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적절한 진료가 제공되지 못하는 영역이 여전히 있다"며 "앞으로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수준 높은 진료가 이뤄질 수 있는 인력과 시설, 장비를 갖추고 필수의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이 민간 상급종합병원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도 했다.

최소 500병상 이상을 갖추고 우수한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서 정부가 민간이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에 협조를 요청하고 사정해야 하지 않았느냐"며 "지금 공공의료기관의 인프라와 역량을 확대하는 노력을 해야 미래에 다가올 위기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과감하게 지원해야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앙감염병병원으로서 코로나19 대응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수에 빠르게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고려해 (국립중앙의료원이) 대응과 지원 방식을 유연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 주 원장의 생각이다.

그간 국립중앙의료원은 정부와 수도권 공동대응 상황실을 함께 운영하며 코로나19 상황 전체를 총괄했으나, 앞으로는 방역체계가 지역사회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전환되는 만큼 이에 발맞춰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주 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이제 지역사회, 즉 자신들의 진료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의 중심이 된 지역사회 의료체계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의료원이)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인력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면 교육의 장을 만들고, 감염병 정보가 필요하다면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전천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장은 "감염병으로 인해 방치됐던 소외계층은 어떻게 다시 돌볼지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하겠다"며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코로나19 병원이되, 공공의료를 회복시키는 쪽으로도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주 원장은 1월 23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임명돼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1999년부터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교수로 봉직했고, 2020년부터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획조정실장, 공공보건의료본부장 등을 맡았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환자 중증도별 분류 체계와 수도권 병상 확충 전략 등을 수립하면서 감염병 대응에 기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