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9일 당소속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성명에 이어 양승조 최고위원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박정희 전 대통령 전철 답습' 발언 논란까지 겹치자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부심했다.

당 지도부는 장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에 대해 "개인 생각일 뿐"이라며 거리 두기를 하며 1차적으로 '무대응전략'을 구사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의 불복선언이 당의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민주당을 겨냥한 새누리당의 '대선 불복 프레임 공세'에 정면대응을 피함으로써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당 지도부는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이 발끈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나왔지만 대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새누리당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장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및 의원직 제명까지 거론하자 민주당의 대응도 강경으로 치닫는 듯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장 의원의 발언을 볼모로 정쟁을 획책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들보만 보려 하는가'라고 묻고 싶다"며 "새누리당은 당선무효소송,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고, 탄핵까지 추진했다가 국민앞에 석고대죄까지 했다. 대선불복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양 최고위원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세에도 "발언의 진의는 아랑곳없이 대선 불복 프레임을 덮어씌워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핵심관계자는 박 대변인의 브리핑에 대해 "장 의원의 주장이 당의 뜻과는 다르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하지만, 여당이 이 일을 빌미로 정쟁을 확대하려 한다면, 확실한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양승조·장하나 의원 발언 파문을 놓고 최소한 당 지도부는 확전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진화노력과 달리 당내에서는 장 의원의 발언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와 지도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당 소속 초선의원 21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장 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양심에 따라 발언한 것으로, 장 의원의 주장은 민심의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 의원의 성명이 당과는 무관한 개인입장임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새누리당 긴급의총을 열어 윤리위 제소와 의원직 제명까지 운운하는 것은 합리적인 반응이 아니다. 특검을 물타기 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호들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김기식 의원은 트위터에 "새누리당의 호들갑은 대통령을 여왕 모시듯 하는 과잉충성"이라며 "통일이 국시가 돼야 한다고 했다가 구속된 유성환 의원 사건이 생각난다"고 적었다.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에 "쓴소리좀 했다고 제명을 추진? 차라리 야당을 해산시켜라"라고 썼으며, 최민희 의원도 "장하나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려거든 나도 제소하라"고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