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대선 ‘D-16’을 앞둔 21일 대권행보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이유가 “안중근 의사의 거룩한 유지 받들 겠다"는 것이다.

그가 안중근의 정신을 본받겠다는 것과 단일화를 꾀하지 않고 대선도전에 나서겠다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해되지 않고,논리적이지도 못하다.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같은 종씨인 안 의사 정신을 본받아 대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비유가 시쳇말로 2% 부족하다.

그 만큼 안 후보나 측근들이 국민들에게 속시원한 답을 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쉽게 말해 단일화를 하던 말든 항상 우물쭈물 하는 표정에 신뢰가 가질 않는다.

'이면 이고 아니면 아닌 것'을 확실하게 보여달라는 것이다. 본질은 뒤에 두고 주변만 빙빙도는 언어 기법 등 한 박자 느려터진(?) 모습에 국민들은 답답해 하는 표정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여론조사를 내건 조건은 윤 후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는 게 국민여론이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여론조사 요구를 하려면 지지율이 엇비슷해야 한다. 안 후보 자신이 지지율은 10% 남짓인데 40%를 넘나드는 윤 후보에게 단일화 자리를 양보하라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상호 입장이 바뀌었다면 과연 안 후보는 선 듯 후보 단일화를 위해 양보하겠는가. 조금만 사고를 바꿔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것을 애써 우기려 한다면 이는 정치가 아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단일화 충고는 정치9단 다운 얘기다. 안 후보가 큰 결단으로 윤 후보에게 정권교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논리가 매우 타당하다.

반면 윤 후보 측은 안 후보에게 단일화 양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쪼잔(?)하게 주려는 속 좁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이 전 총재의 귀띔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도 안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편견도 버려야 한다. 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은 이가 중재를 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가시 돋친(?) 표현으로 행동하는 것 자체가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정치에 있어서 협상은 소통의 근본이다. 특히 대선은 안전한 표밭관리가 우선이다.

이회창 전 총재가 혹여 1~3% 내에서 진다면 '천추의 한'이 될 것이라는 예고가 가슴에 와 닿는다.

확실한 대선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바로 단일화다. 이를 멀리하겠다는 이 대표나 또 다른 이들의 생각이라면 이를 책임질 공증을 당당하게 서야한다.

속된 말로 단일화 안해서 승리하지 못하면 정치권을 은퇴한다는 서약이라도 하란 애기다. 그렇게 못할 바에는 더 이상 감정을 건드리는 말을 꺼내지도 말라는 것이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야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당인 민주당도 얼마든지 안 후보하고의 단일화를 꾀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다.

단지 안 후보가 현 정권에 대한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있어서 여당과의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시점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찾아가 단독 면담을 하는 통 큰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다.많이 가진 사람이 먼저 손을 내미는 아량을 베풀어야 할 때다.

벌써 대통령 된 것처럼 들떠있는 태도라면 이 전 총재가 우려하는 1~3% 차이로 낙마할 수도 있다.

대선 실패땐 정치인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게 확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