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모바일 주가 하루만에 8.6% 상승

최근 수년간 유지돼 온 미국 이동통신업계의 '2강 2약' 구도가 '3강 체제'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례로 볼 때 규제당국 승인을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이동통신업계 3위인 스프린트가 4위 업체인 T-모바일 US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 취재원을 인용한 WSJ 보도에 따르면 스프린트는 T-모바일 US를 인수할 경우 반독점 법규 저촉 등 공정거래 문제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스프린트가 T-모바일 US 인수를 시도하기로 결론을 내린다면 내년 상반기 중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최근 수년간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2강'(버라이즌 와이어리스, AT&T 모빌리티)과 '2약'(스프린트, T-모바일 US)의 구도였다. 이 밖에 일부 지역에서 영업하거나 알뜰폰 사업을 하는 군소 이통사들도 있으나 전국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만약 스프린트가 T-모바일 US를 인수한다면 이 구도는 단숨에 '3강'으로 바뀌게 된다.

올해 2분기 기준 가입자 수는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1억1천719만명, AT&T 모빌리티 1억788만명, 스프린트 5천326만명, T-모바일 4천402만명이다.

그러나 전례를 보아 양사의 인수합병(M&A)이 규제당국의 승인을 조기에 얻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이치 텔레콤은 2011년 자회사인 T-모바일 US를 390억 달러(41조 원)에 AT&T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미국 법무부의 반대에 부딪혀 이를 포기했다.

투자은행 BTIG의 애널리스트인 월터 파이칙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 (US) 사이의 거래가 규제당국 승인을 2년 이내에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WSJ 보도가 나온 13일 T-모바일 US의 주가는 하루 만에 8.65% 올랐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스프린트 주가는 3.44% 상승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 US 양사는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