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로 총집결한 국민의힘을 견제하는 데 주력했다.

보수계열 정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5·18 기념식에 자리한 배경에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였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의 본거지이자 '텃밭'인 호남의 민심을 다시금 붙들어 매기 위한 노력으로도 읽혔다.

18일 이재명 고문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잘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원래 국민의힘은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이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5.18 기념식 참석보다, 망언과 폄훼에 대한 분명한 불관용을 약속해야 한다"며 "5월 광주정신은 자유의 확대를 상징할지언정, 망언의 확대를 상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5·18 막말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로 뛰고 있다"며 "박민식 보훈처장은 과거 5·18 왜곡처벌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 기념식 참석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어제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사하다 보니 5·18 진상조사위원회 예산을 삭감했더라"며 "광주송정-전남순천 철도 예산도 50% 이상 삭감했다. 그리고 정부·여당은 오늘 광주에 간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기념식 참석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적어도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는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이른바 헌정특위(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의제 선점에도 주력했다.

5선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이명박근혜 대통령 시기에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퇴행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5월 광주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을 초당적으로 합의하자"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려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권 원로인사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광주에 간 것은 보여주기식이라고 해도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0여 명의 의원들이 광주행에 올랐다.

167명 의원 가운데 60% 수준이지만 상당수는 전날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 등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상임고문 역시 하루 앞서 광주를 찾았다.

당 지도부는 오후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 예정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