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凡)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부채 감축, 방만경영 근절 등 정상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산하기관에 정상화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국토부는 특히 관리직의 임금 동결 또는 반납, 2017년까지 정원 동결,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10% 이상 절감 등을 자구계획에 담도록 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14개 산하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산하기관들이 제출한 정상화대책 후속조치계획은 정부 지침을 피동적으로 따르는 등 아직 위기의식이 크게 부족하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공공기관 정상화에 여전히 미온적인 산하기관들의 태도를 질타하고 더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서 장관은 "국민 입장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해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라"며 "특히 부채의 절대 규모를 축소하고 방만경영을 근절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해 기관별 계획을 전면 보완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부채 정상화를 위해 필수자산을 제외한 보유자산 조기 매각, 불요불급한 사업 및 기능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예산·인력·조직의 중복이나 낭비 요인도 확실히 걷어낼 것을 주문했다.

서 장관은 특히 부채가 141조원에 달하는 LH의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과 근본적인 재무개선 대책 없이는 LH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각오로 혁신적인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철도공사에 대해서도 "올해 상반기 중 특단의 경영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뢰 회복이 어려울 뿐 아니라 많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장관은 또 학자금 무상지원 등 방만경영 사항을 빨리 개선하고 그동안 일부 기관에서 관행적으로 유지돼온 불합리한 인사, 노무 규정도 반드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는 매달 공공기관별 정상화대책 추진 실적을 점검하고 특히 6월 말에는 그간의 추진 실적과 노력 등을 평가해 부진한 기관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조기에 해임하도록 건의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LH는 20% 경상경비 절감, 한국수자원공사·철도공사 등은 간부급 임금인상분 반납 등을 담은 자구노력 계획을 보고했다.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으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대한주택보증은 학자금·의료비 과다지원, 과다한 특별휴가 등 8대 방만경영 사례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전면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보고 관리직을 중심으로 한 임금 동결·반납, 2017년까지 조직 동결, 업무추진비·여비·교통비 등의 경상경비 10% 이상 절검 등을 담은 자구계획을 추가로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국토부는 15일까지 보완된 기관별 경영개선 계획을 받아 검토한 뒤 1월 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부채 감축 실적 등을 평가해 미흡한 산하기관은 기관장 외에 임직원들까지 성과급, 조직 등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