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G 서비스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대중화 되면서 불안정한 3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통사에 따라 보상이 천차만별로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통화불통 보상, 목소리 크면 해준다?=지난 2일 18시30분경 강남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 모씨(32)는 거래처 업무 차 전화 통화중 갑자기 휴대폰이 불통되는 통화불능 현상을 당했다.

이후 몇 번을 시도해도 통화가 안돼 다급한 마음에 주변의 다른 사람 휴대폰을 빌려 가까스로 거래 업무를 마무리하고 다시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했지만 약 1시간 가량 통화불능 상태가 지속돼 추가적인 업무를 볼 수 없었다.

이에 김씨는 자신의 휴대폰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상담원으로부터 “18시40분경부터 약 1시간동안 통화 서비스가 서울 및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폭우로 인해 일부지역에서 통화 불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김씨는 통화 불능으로 인한 보상을 요구 했지만 상담원은 “통화품질 장애로 인한 보상은 회사 시스템 및 장비 등의 문제가 발생 시 제공한다"며, "이번 경우,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이므로 보상할 수 없다”고 답해 김씨는 애꿎게 새로 산 3G 휴대폰만 원망했다.

문제는 취재 결과, 당시 김씨와 같은 3G 서비스 사용자 중 약 40만 명이 통화 불능 사고를 겪은 반면, 2G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진 것. 또 불통 원인은 폭우로 인한 통화량 폭주가 주요 원인이며, 통화 불능에 강하게 항의하는 3G 서비스 가입자에 한해서만 보상해주는 공지가 내려온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SK텔레콤의 '부적절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불통사태를 감추기에 급급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

이에 대해 이통사 한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통화 불능이 발생하면 이통3사의 2G, 3G 가릴 것 없이 모두 통화불능 되는 것이 정상”이라며, “SKT의 3G 서비스만 통화 불능이 됐다면 이는 3G 서비스가 2G에 비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3G 서비스가 우수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기존 2G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지국 수보다 적어 지역에 따라 통화 불능 지역이 나올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3G 기지국을 늘려 통화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이통사별 보상대책 ‘천차만별’=각 이통사별로 제각각 다른 보상책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3G 서비스 관련 기지국 부하의 통화 불능 사고를 겪은 KTF 경우, 가입자들에게 각각 3000원 요금 감면 및 30분 무료 통화와 4000원 요금 감면 및 40분 무료통화를 공식 보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통화불능을 항의하는 고객의 강도에 따라 30분 무료 통화권이나 기본료 할인 카드를 제공하는 등 일관성 없는 보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LG텔레콤도 지난해 10월 8시간 가량 통화 불능이 발생, 고객에게 4000원을 보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이통사마다 통화 불능에 대한 보상이 다른 건 문제점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통사 약관에 ‘통화 장애가 3시간을 넘지 않을 경우 보상 의무가 없다’는 조항과 ‘이용고객의 책임 없는 사유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한 달에 누적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할 경우 이용고객에게 보상한다’는 조항 등은 보상을 불가능하게 한 일방적인 약관이란 점에서 특히 비판이 높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이 신규 3G 가입자 확보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이용 고객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통화 품질 확보 및 불통시 현실적인 보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