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별도의 질의응답에 앞서 짤막한 모두발언을 내놓는 식으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방식에 변화를 가했다.

12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에 "여러분 며칠 만에 뵙는다"라고 인사를 건넨 뒤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먼저 피력했다.

일종의 '모두발언' 형식을 사전에 준비해온 모습이었다. 일정한 톤과 표정을 유지하며 다소 정제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취재진의 예상 질문으로 꼽혔던 광복절 특별사면이나 집중호우 대처 등에 대해 먼저 운을 떼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에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집중 호우로 많은 국민들께서 고통과 피해를 당했다"라며 "정부는 국민들이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피해 지원과 응급 복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사면과 관련해서도 "사면을 위한 국무회의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며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먼저 밝혔다.

이날 낮 용산 청사에서 오찬을 함께 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난민의 아버지로 불린다"고 소개하며 주요 의제를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취재진 질문 2개를 받았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 외교의 원칙을 묻는 질문과 사면 대상에 경제인을 중점으로 둔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원칙과 기준은 철저한 국익", "제일 중요한 것이 민생이고 민생은 정부도 챙겨야 하지만 경제가 활발히 돌아갈 때 거기서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거기에 방점을 둔 것"이라고 답했다.

두 번째 답변이 끝난 뒤에는 "자 하루 수고하시고, 궁금하신 게 있으면 대변인실을 통해 (추가로 물어달라)"고 말 한 뒤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길 문답 초기에 질문을 많게는 7∼8개씩 받는 과정에서 논란이 생기고, 때때로 답변 과정에서 격앙된 듯한 어조와 손짓을 보였던 모습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대통령실 안팎의 조언을 윤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