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KT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에 대해 기각 당했던 검찰이, 보강수사를 통해 또 다시 이달 초 사법처리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쳐다보는 국민들은 한마다로 생쇼(?)를 보는 느낌이다. 정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 이어서 말문이 막힌다.

검찰의 기소를 재판부가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시킨 것은, 국민 시각에서 보면 이유는 뻔하다. 즉 재판부가 이 전회장 기소를 다소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그렇다면 왜 시간을 주었냐는 게 의문이다.

이 전회장이 운영해온 윤리경영실의 사령탑(부회장)이 전직 검찰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입김(?)이 작용됐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재판부로서도 한번 정도 기각해야 품위(?) 있는 재판을 했다는 평판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 게 없다.

전직 검사출신 부회장의 인맥동원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마피아 같은 끈적끈적한 관계를 보인 혜택(?)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익히 알고 있는 터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에 검찰이나 재판부 모두 낯 뜨거울 게다.

재판부의 기각 사유가 배임 횡령에 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인데, 이를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 느끼는 공감대다.

해서, 검찰은 지난번보다 강도를 높인 보강 증거 사례를 통해, 기소를 위한 마지막 수순에 나선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장기석)는 이 전 회장을 포함 김일영 사장과 서유열 사장 등 4~5명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번에 기각 당했던 때와는 조금 더 살을 붙인 보강 수사로 임한다고 하나,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유야 어떻든 이전회장 구속은 팩트(Fact)다. 단지, 언제 구속 기소하느냐가 이번 사건에 핵심 포인트다.

지난번 이 전 회장을 구속 수감 시킨 후 그 측근들을 집중 보강수사 했다면, 많은 비리를 들쳐 냈을 것이다.

그러나 증거 불충분이라는 묘한 여운을 남긴 시간 벌기는 결국 이전 회장의 범죄사실이 수면 밖으로 사장될 수 있었다는 점에, 적어도 법조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 코미디다.

이번에 다시 기소하겠다는 검찰 측의 내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KT 주요 임원들을 다시 불러 추가로 조사하는 등 배임·횡령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보강수사 한다는 게다.

또한 계열사 편입과 사옥 매각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끼친 손실, 그리고 임직원 상여금을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회사 돈 횡령 혐의를 다시 한 번 들춰내겠다는 것이다.

사실 달라진 것은 없다. 단지 새로운 증거라는 제시다.

기획재정부의 지원으로 각종 경제교육 사업을 추진한 특혜, 회사차원의 경조사비 지출 등이 미약하나마 보태졌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안다. 이석채 개인의 횡령, 회사 돈 유용 등에 이미 알려진 죄만으로도 구속은 기정사실 이라는 것을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사회’가 되려면 사법부의 코미디는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검찰총장이 혼외자식이 있다는 증거 사진을 SNS 상에서 수천만명의 국민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마당에 사법부는 ‘포청천’ 중국 드라마라도 봐야 할 것 같다.

게다가 검찰이 이 전 회장에 대한 보강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하지만,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게 작금의 언론 보도다.

검찰의 장기 수사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고려하고 있다는 검찰총장의 생각이라면, 결국 이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는 게 아닌가.

결국 양파껍질을 벗길수록 혹여 정치권으로 비자금 향방이 불똥을 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환부만 도려내고 적당한 선에서 봉합하려는 게 현 사법부의 모습이라면, 이는 또 다른 불씨를 키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전회장이 정치권에 비자금을 흘렸던 안 흘렸던 간에 있는 사실을 그대로 수사하지 않을 경우, 6ㆍ4 지방선거라는 커다란 파도 속에서 또 한 번 사법부가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게다.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KT 임원들이 20~30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기소 대상자는 고작 임원 3~4명 수준이라니 기막힐 뿐이다.

결국 김일영 사장(전 코퍼레이트센터장)과 권모 상무(전 구매전략실장), 서모 상무(전 전략투자담당), 서유열 사장(전 커스터머 부문장)등이 각본대로의 시나리오 구속 대상자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임원들을 모두 사법처리할 경우, 처벌의 실익이 없어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쉽게 말해 나머지 임원 등은 속칭 ‘심부름꾼’ 이라는 점에서 불기소 하겠다는 태도다.

이래서는 안 된다. 검찰은 이 전 회장과 '공범' 관계인 임원들을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 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강조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사회로의 약속이다.

분명한 것은 이석채 개인의 사건을 다루라는 게 아니라 측근과 모든 비리를 밝혀냄으로써, 다시금 KT가 비리주식회사(?)라는 오명을 떨치고 세계 유수 통신메이커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법부는 이석채 사건을 쥐락펴락하는 제3의 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확연하다. 모든 국민이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