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통신서비스 사업을 본격 전개하면서 전세계 정보통신업계에 파란이 예상된다.

이는 구글이 AT&T, 버라이즌, 컴캐스트 등 통신업체들과 직접 경쟁하는 입장이 된다는 뜻이다.

구글은 3개 지역에서 시범서비스 중인 초당 기가비트(Gbps)급 초고속인터넷 '구글 파이버' 서비스를 12개 지역으로 확장키로 하고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중이다.

기가비트급 서비스는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대체로 초당 10메가비트(10Mbps)급인 것에 비하면 약 100배 빠르다.

19일(현지시간) 구글 액세스 서비스 담당 밀로 메딘 부사장은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구글 파이버' 서비스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오리건주 포틀랜드, 애리조나주 피닉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텍사스주 샌앤토니오, 테네시주 내시빌, 조지아주 애틀랜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더럼 등 9개 지역에 구글 파이버 서비스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이들 지역 34개 기초자치단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너제이를 중심으로 하는 실리콘밸리의 경우 새너제이뿐만 아니라 위성 도시인 팰로앨토, 마운틴뷰, 서니베일, 샌타클래라 등과도 협의중이다.

구글은 협의 대상으로 선정된 도시들로부터 주택 밀도, 지형·지질, 지하 통로·관로·배수구, 전봇대 등의 상세한 현황 정보를 받고, 또 관로 등을 시장 가격에 따라 제공해 달라고 각 시 당국에 요청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광케이블을 깔기 위해 선로를 새로 설치하는 데 거액을 쓰는 대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새너제이, 팰로앨토 등 일부 실리콘밸리 도시처럼 이미 초당 기가비트급 광케이블이 깔려 있는 곳에서는 이를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협의 대상 34개 도시 중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구글 파이버 서비스가 들어갈지는 면밀히 검토와 협의를 진행한 후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구글은 밝혔다.

경우에 따라 여건이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나는 도시는 탈락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구글이 후보로 올린 도시 모두에 서비스 확장이 이뤄진다면, 구글 파이버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미국 소비자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게 된다.

또 담당 임원인 케빈 로는 이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구글 파이버가 이미 시범사업에서도 이익을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구글 파이버는 이제 더 이상 시범 서비스가 아니라 본격적 수익 사업이라는 것이다.

또 구글이 장기적으로 미국 외 국가에서도 통신사업을 한다면 전세계 통신시장에 대란이 일어나면서 구글과 통신업체들 사이의 관계에도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파이버는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해 각 가정에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가격은 Gbps급 서비스에 월 70달러이며, TV 상품과 함께 Gbps급 초고속인터넷을 쓰는 묶음 상품은 월 120 달러다. TV 상품에는 150여개 고해상도(HD) 채널을 포함해 200개가 넘는 채널이 포함돼 있다.

또 설치비와 관련 세금만 내면 최고 업로드 속도 5Mbps, 다운로드 속도 1Mbps인 기본적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구글 파이버의 시범사업은 지난 2012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시작됐으며, 지난해에는 유타주 유타주 프로보와 텍사스주 오스틴에도 진출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제발 우리 동네에도 구글 파이버 서비스가 들어 오도록 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2010년 시범사업 준비 단계에서 구글 파이버 진출을 신청한 미국 내 기초지방자치단체는 1천 곳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