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통신반도체 업체 퀄컴에 대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중국 시장에서 차별적인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쉬쿤린(許昆林) 가격감독검사·반(反)독점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1월 퀄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쉬 국장은 이번 조사가 퀄컴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중국 시장에서 다른 나라보다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관련 업계의 진정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루옌춘 발개위 부조사관은 발개위가 지난해 11월 퀄컴의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사무소를 수색했다면서 조사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반독점법에 따르면 혐의가 인정된 기업에 이전 회계연도 매출의 1∼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퀄컴은 지난해 9월 끝난 회계연도에 전체 매출 240억8천700달러의 49%인 123억 달러의 매출을 중국에서 기록한 만큼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2억3천만달러(약 1조3천19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처지에 놓였다.

당국은 또 모바일 장비 네트워크 특허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 인터디지털에 대해서도 시장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과도하게 매긴 혐의로 지난해 6월 조사에 착수한 사실도 공개했다.

루 조사관은 그러나 인터디지털 측은 합의를 희망하고 있으며 당국에 '매우 협조적'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에 대해 중국에서 올해 4세대(4G) 이동통신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퀄컴의 기술특허사용료를 낮춰 모바일 장비 가격과 통신사업자들의 비용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