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전이 송영길 현 시장과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9일 새누리당 인천시장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던 이학재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유 전 장관 지지를 표명했다.

인천 서구에서 2차례 구청장을 지내고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지난달 25일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지지기반을 넓혀 왔지만 결국 시장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오른쪽)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학재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당 안팎의 지배적인 견해는 이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측근끼리 당내 경선에서 '혈전'을 벌이는 것에 부담을 느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이 의원과 유 전 장관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또는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새누리당의 인천시장 출마 예정자는 이날 현재 유 전 장관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2명으로 줄었다.

많은 이들이 유 전 장관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2002∼2010년 인천시장을 지낸 안 전 시장은 단단한 지역 지지기반을 무기로 유 전 장관과의 양보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송영길 시장이 최근 시장 출마를 선언한 문병호 의원(부평갑)을 경선에서 누르고 본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송 시장과 유 전 장관 사이에 날 선 공방이 이어지며 양자 대결 구도가 일찌감치 형성되는 형국이다.

송 시장은 지난 6일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인천에서 출생했지만 30년 이상을 김포에서 정치인으로 성장을 했고, 경기도지사 출마가 논의됐던 분이 갑자기 인천으로 차출된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인천은 대통령의 대리인,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을 필요로 하기보다는 인천 시민의 뜻을 대변하고 인천 시민의 뜻을 대통령에게 설득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송 시장이 자신을 겨냥해 '시정을 이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과 관련, 지난 7일 라디오인터뷰에서 "송 시장 스스로 준비 없이 시장이 돼서 시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30년 넘게 공직 생활도 해 왔고, 10년 가까이 시장과 군수·구청장을 지냈고, 두 차례 장관을 지냈는데 행정에 대해 내게 문제를 지적할 사람은 없다"면서 "송 시장은 나의 출마에 긴장만 할 게 아니라 '힘 있는 중진과 싸우게 돼 환영한다'고 말하면 시민이 얼마나 흐뭇해하겠느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