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상화된 한일 관계를 기반으로 향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산업 분야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신사업 분야 한일 협력 증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협력이 유망한 신산업 분야로 차세대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모빌리티 등이 꼽혔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기술적 측면에서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고 미국의 자국 주도 공급망 재편으로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이 기능과 소재 측면에서 기존 반도체보다 진화한 차세대 반도체를 경쟁국보다 먼저 개발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일본과의 공고한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양국 간 경쟁우위를 활용한 원천기술 공동개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일본 내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한국의 반도체 클러스터 내 일본 첨단기업 유치 등이 제시됐다.

산업연구원은 또 전기차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한일 간 기술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재 부문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의 협력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자율주행, 고정밀 지도, 양자컴퓨터 기술 등이 필요한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양국의 기술 협력을 통해 다양한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한일 협력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 정부 간 공식 대화 채널 복원, 한일 공동연구 성과 공유 및 활용 제고, 신산업 분야 협력을 위한 공동 콘트롤타워 운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치적 리스크가 양국의 경제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신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2019년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상호발전 관계가 상당 부분 축소된 상태"라며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면 신산업 분야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