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오늘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김형두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헌재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결정을 두고 재차 공방을 벌였다.

28일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들의 편향성으로 인해 절차적 위법성을 무시한 결정이 나왔다며 비판을 이어갔고, 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의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하며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헌법 정신을 망각하고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지 못한 비겁한 결정", "양심을 저버린 결정", "페널티킥을 부여해야 할 큰 반칙에 심판관들이 눈을 감아버린 것"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같은 당 박형수 의원도 "형사법과 민사법 영역에서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법의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대돼 왔다"며 "이런 시대정신을 담아, 헌재도 절차를 위반하면 법안으로서도 유효하지 못하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국민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는 게 타당하냐"는 질의에 김 후보자가 "절차적으로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좀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가지고 있는 입법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위장 탈당에 의해 안건조정위를 형해화시키고 입법 독주를 하면 국민이 용납해야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헌재에 대한 '정치 재판소', '유사 정당 카르텔'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뒤 "어떤 절차에 위배됐다고 해서 그 절차를 통해 통과된 법의 효력이 무효가 돼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도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민변 출신 재판관들의 '코드 판결'이라는 (국민의힘 측) 시각에 동의하느냐"고 질의하면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전체의 20% 안팎이라는데, 이 정도면 대한민국에서 김씨 성을 가진 비율인데 정치적으로 편향될 수 있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또 검수원복 시행령이 헌재 결정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헌재의 검수완박법 결정문 전문을 인용하면서 "헌재의 해석에 어긋나게 공직자 범죄, 선거범죄, 방위산업 범죄, 대형참사 등 4개 범죄에 관한 시행령을 만드는 것이 허용되느냐"고 김 후보자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한편,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 모친 소유의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아파트의 실소유주가 김 후보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파크리오 50평 아파트의 전세 계약도 모친이 아니라 후보자가 직접 했고, 후보자가 (아파트를) 관리했다고 부동산에서 밝히고 있다"며 "만일 모자간 갈등이 생겨 이 집의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분쟁이 생겼다면 30년 동안 재판을 해온 후보자 입장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박범계(민주당) 의원은 파크리오 아파트의 전세금 상승분을 거론하면서 "왜 후보자로부터 (모친이) 5억원 가까운 돈을 빌리고 세금까지 납부하면서, 어머님이 받은 전세금은 어디로 간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어머님이 산 집이 나중에 재건축이 되면서 돈이 들어갔고 제가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서 그 집을 지켜드린 것"이라며 "계약할 때도 매번 어머님이 직접 서명하고 날인했고, 다만 연세가 많으셔서 부동산에서 연락이 오면 제가 많이 통화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아파트 전세금 상승분의 행방을 소명하는 과정에서 부친의 희귀병력을 거론하면서 "전주에 있는 집을 처분하고 서울 삼성병원 옆에 있는 전셋집을 구할 때도 돈이 부족해서 제가 마이너스 대출로 보태드렸다. 덕분에 지금 살아계신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