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간 신경전이 3일 '거물급' 영입 경쟁을 계기로 가열되고 있다.

김 전 총리 측이 '정몽준-이혜훈 빅딜설' 등을 제기하고, 정 의원이 이를 '핵주먹 타이슨의 반칙행위'에 빗대어 응수하면서 불거졌던 네거티브 비방전은 이상과열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로 다소 주춤해진 양상이다.

그 대신에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모두 중량감 있는 인물을 경선캠프에 영입하기 위해 정치권, 법조계, 학계 등 다방면으로 접촉에 나서는 등 캠프진용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인 최병렬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에게, 김 전 총리는 강재섭 전 대표에게 각각 '러브콜'을 보냈다가 당사자들의 고사로 영입에 실패한 해프닝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정 의원은 2012년 새누리당 선대위 여성본부장을 지낸 김태현(64) 성신여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나머지 공동선대위원장을 영입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으로 고문단도 구성했다.

정 의원은 학교화장실 실태 점검차 영등포 선유중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제 시작이니까 좋은 분들을 많이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렬 전 대표의 영입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서는 "저를 많이 지원하겠다고 여러 번 말했고 본인도 분명 의욕이 있었다"면서 "다만 여러 사정으로 주변 분들이 만류하고 그래서…"라고 해명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출정식을 하고 정성진(74) 전 법무부 장관과 심화진(58) 성신여대 총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전 총리는 애초 3인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구상해왔던 만큼 젊은 세대와 중소기업인 등을 대표하는 인사를 추가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총리는 출정식에서 박원순 시장의 시정을 두루 비판했다. 나아가 "서울시민은 포퓰리즘 정치가형 시장이 아닌, 행정 전문가형 시장을 원한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정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캠프를 총괄하는 이성헌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가장 코드가 맞고 호흡을 잘 맞출 후보는 김황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청와대가 김 전 총리를 지원하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이중)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정 의원 측 관계자는 "말로는 공정경선을 외치면서 계속 '박심 마케팅'에 기대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정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도 참석해 김 전 총리와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이 최고위원도 조만간 중량급 인사의 영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바닥 표심을 다지기 위한 세 후보 간 경쟁도 계속됐다.

정 의원은 오전 영등포 선유중학교를 방문한 뒤 서울시 재향군인회 여성회 정기총회에 참석했고, 김 전 총리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찾은데 이어 저녁 청계광장 앞 호프집에서 30~40대 직장인들과의 스킨십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서울시 재향군인회 여성회 총회에 참석하고 나서 강북갑·구로갑 당원협의회를 잇달아 찾는 등 당심(黨心) 챙기기 행보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