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공천제의 폐해가 분명한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했다며 박 대통령을 집중 공격한 반면, 새누리당은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면서 적극 엄호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이 2012년 11월20일 전국 기초광역의원 결의대회에서 기초공천으로 인한 '중앙정치 눈치보기'를 지적한 발언 영상을 틀며 대선공약 파기 논란을 정조준했다.

이 의원은 "대선에서 진 당은 공약을 지키는데 이긴 당은 안 지킨다"면서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회동 제안에 청와대의 답이 없는 것과 관련, "정권의 불통과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성엽 의원은 "박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냐. 새누리당에 기초공천 폐지 공약 준수를 당장 요청해야 한다"라면서 "만약 새누리당이 공약이행 요청을 끝내 거부한다면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호창 의원도 미리 배포한 질의서에서 "여당은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공천폐지를 하지 않을 것이지만 대통령은 다르다"며 "역사는 여당을 선거의 승리자로 기록할지 몰라도, 대통령은 거짓말한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 새누리당 의원 모두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신뢰정치의 아이콘인 박 대통령께도 집권 여당이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라며 박 대통령을 엄호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연좌농성과 안 대표의 대통령 회동 요청을 가리켜 "정치의 새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했는데 마음이 아팠다. 영수회담 제안도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도 미리 배포한 질의서에서 "공천 여부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이 사실상 정해진 상황이니 국민께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야당은 다른 당의 공천폐지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민생해결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홍원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개입하기보다는 여야 간에 논의를 거쳐서 결정해주기 바란다"면서 "양당 간에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면 따르겠다는 입장이시니 국회에서 해결해달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