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4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는 잘못된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반(反)정치"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창당 일성으로 민생중심정치를 천명했지만 지금 기초정당공천제 폐지 농성을 하고 있다"며 "싸움을 해도 민생과 경제민주화를 두고 해야 하고 농성을 해도 기초연금제 문제나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을 위해 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솔직히 민주당과 (구)새정치연합의 통합이 발표될 때, 그 명분이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라는 사실에 '멘붕'을 느꼈다"면서 "기초정당공천제 폐지가 진정 원칙이고 소신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원칙이라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가고, 잘못된 선택이라면 궁색하게 샛길을 찾지 말고 대로로 나서길 바란다"며 무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정치에서 약속은 중요하고 좋은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나쁜 약속은 성찰하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를 향해서는 '새 정치' 이미지가 아닌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면 마땅히 호랑이를 잡아야 하지만 호랑이 굴로 들어간 수많은 착호갑사(捉虎甲士)들이 호랑이를 잡은 게 아니라 스스로 호랑이가 되어 나타났다"며 "안 대표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실천으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 때 연대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의 부분 공조를 천명한 군소야당의 핵심인사가 야권의 맏형격인 제1 야당과 제1야당 대표를 공개석상에서 이처럼 강력하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심 원내대표의 이날 대표발언은 야당에 대해선 혹독하게 비판한 반면 여권에 대한 비판은 현격히 적어 마치 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연상케할 정도였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서도 "여야 정치지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공동의 선언으로 나왔다면 더 분명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가 구상하는 통일준비위원회부터 초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아울러 신규 원전 대신 재생가능에너지를 증가시켜 2040년을 핵 없는 원년으로 선포할 것과 재생가능 에너지산업에 투자해 녹색창조경제를 실현할 것, 동아시아 에너지·생태공동체를 구상할 것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