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전남 진도 해상의 여객선 침몰사고는 분명한 인재다.

급격한 방향전환이 원인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변침 순간 화물이 쏟아지고 복원력을 잃은 상태에세 조타가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게다.

어쨌든 선장도 항해사도 자격 미달이다. 게다가 나 살자고 수 백 명의 승객을 내 팽개치고 자기들만 꽁무니를 내뺐다니 기가 막히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사고 시점부터 조난을 대처하는 모든 사항이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무능이었다는 게다. 이 또한 인재다.

배에 물이 들어와 침수되고 있는데 자리를 떠나지 말라는 선내방송은 살인과 다름없다. 이는 재난사고 때를 대비한 훈련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는 증거다.

재난을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도 맹탕이었다.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재난신고도 뭍에 있는 학부모가 알렸다. 현장에 출동한 헬기는 한 시간 가까이 다 돼서야 도착했다. 배가 가라앉기 전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에는 속수무책 이었다.

이번 사고의 재난을 대처하는 국가위기관리는 빵점이다. 배에 승선인원이 몇 명인지도 정확하게 몰랐다. 구조된 인원 집계도 오락가락 맞지 않아 한심한 행정체계를 보여줬다.

구조작업은 그야말로 후진국보다 더 못했다. 뱃머리위에 올라 망치를 쳐대며 생존자를 확인하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늘 부르짖던 5분대기조, 비상근무반 등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크레인은 기상악화로 움직일 수 없었고, 사고처리 팀은 장비조차 조달되지 않아 쳐다만 봐야했고, 지원팀은 한 시간이 지난 뒤에 와도 별 도움이 안됐다니 할 말이 없다.

천안함 사건을 겪었던 악몽의 재현이었다. 항상 변명의 말이 "물밑 시야가 흐려서.." "특수요원의 안정상.."등의 얘기는 단골 메뉴다.

다음번 사고 때도 똑 같은 얘기를 할 게 뻔하다. 왜 이런 것을 수정하지 못하는 걸까. 결론은 국가 재난위기 대처가 실종된 상태라는 게다.

그때만 모면하려는 땜질식의 탁상행정에 그치는 모순 탓에, 악순환의 연속이란 게다. 해서, 근본적인 재난 안전 프로그램이 대통령직속기관으로 설립돼서 운영돼야 한다.

즉 가칭 ‘국민재난안전 청’ 같은 군ㆍ민 합동 전국적인 기구를 만들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조직이 구축돼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막대한 기금을 마련해 평상시 위기상황을 대처해야 한다. 쉽게 말해 재난안전 프로그램을 24시간 풀가동 하자는 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빠른 시간 내 여야가 모여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서 관철시켜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인데 여야가 한시라도 서둘지 않는다면, 이 들이야말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매번 사고를 접할 때 마다 보안을 이유 들어 당시 상황을 비밀에 부치는 정부태도는 국민들로부터 불신감을 살 수 밖에 없다.

이번 사고도 특수부대 요원들이 세월호 내부를 수색했는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을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참혹한 현장을 알릴 경우 쏟아질 국민들의 원망 때문에 현실을 바로 알리지 못한 것이라도, 이는 분명한 잘못이다.

혹여 6ㆍ4 지방선거와 7월 재 보궐 선거를 의식해서 작금의 사태를 바로 알리지 않는 것이라면, 이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 하겠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한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재난안전을 위한 총체적 부실을 점검하고, 이를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박대통령은 창조경제 보다 더 급한 것이 재난안전시스템 마련이라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

안개가 자욱한 바다를 무리하게 항해해야만 했던 이유는 뭘까. 돈벌이다.
장삿속(?)에 눈이 뒤집혀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무리한 항해를 했다면, 이들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저한 진상조사와 엄중한 문책,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심장마비로 길거리에서 죽는 사람, 엘리베이터에 고립돼 질식사하는 사람, 교통사고 때 제때 응급처치 안돼서 죽는 사람, 화재현장에서 장비 노후로 아까운 생명을 두 눈 뜨고 구하니 못하는 일 들이 우리 주변에는 흔한 일이다.

대통령은 이를 위한 방안을 철저하게 강구해야 한다. 그 것이 박근혜 정부의 선결과제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