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개각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필연이다.
그래서 검찰출신 안대희 국무총리의 등장은 2기 개각과 관련 숨은 뜻이 있다고 봐야 한다.

안총리가 ‘관피아’ 철퇴 용(用) 만의 인물이 아니란 것은, 다 안다.

아무렴 총리를 부정부패 척결만을 생각해서 선택했겠는가. 박대통령은 안 총리의 쓰임새를 여러 각도에서 계산했을 게다.

사실 안 총리의 깜짝 등장은 박대통령 입장에서 볼 때는 히든카드다.

박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참사 사건을 겪으면서 안 총리를 이미 마음속에서 어떤 용도로 쓸지를 결정하고 불렀다고 봐야 한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우유부단하지 않은 대쪽 같은 성격의 인재가 필요 했음이다. 그럴 이유가 충분히 있다.

17개 부(部) 출신 488명이 관련 기관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6개 정부위원회와 3개 처(處), 18개 외청(外廳)에서도 246명이 산하 협회 등에서 일하고 있다는 게다. 정말로 ‘관피아 세상’이란 것에 대통령은 기가 찼을 게다.

박대통령은 현재 내각의 수장들이 독(?)하지 못해 이런 비정상의 실체를 정상으로 바꾸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

해서, 적어도 싸움닭(?)이 필요했을 게다. 이는 2기 내각의 모습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교육부는 세월호 사건의 주범 격(?)인 부처다.

이 사건 빅3 부처의 장관은 우선 대중성과 선이 굵은 층에서 교체될 것 같다. 즉 국민신뢰 회복차원의 인사가 천거될 게 자명하다. 그 서막이 안대희 총리다.

다음이 경제부처와 부총리의 경질이다.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가 눈에 들어온다.

국민경제에 힘쓰겠다는 모습 속에 경제통을 선출할 게 확연하다. 불투명한 현재의 경기침체를 달랠 수 있는 창조경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 자명하다.

보건복지부도 대상이다. 말 많던 국민연금 등도 눈엣 가시다. 지하철 2호선 사건으로 국토건설부도 박근혜정부의 심기를 불편케 한 내용이다.

얼추 봐도 17개 부처 중 9곳이 개각 대상이다. 이쯤 되면 절반이상의 개각이 점쳐진다. 안대희 총리가 해야 할 과제가 바로 이것이다.

관피아 철폐만이 아닌, 2기 개각의 인화 및 조직플레이를 박대통령이 맡긴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안대희 총리, 김기춘 비서실장 등 검찰 출신들을 전면 배치하다보니, 야권 및 국민들로부터 정부부처의 행정 운영에 미숙한 이들에게 맡겼다는 지적도 예사로 흘릴 말은 아니다.

전문가 등용, 지역 타파 등을 외친 게 박근혜 정부인데, 어찌 제대로 이행된 것 같지 않다. 이 점을 박대통령도 실감하고 있을 게다.

후속인사도 문제다. 1기 개각 때도 인사청문회로 인한 ‘개인 신상 털기’ 때문에 장관직을 고사하는 인재들이 많았다.

예전 같으면 장관직은 가문의 영광이었다. 허나 요새는 다르다. 길어야 1년, 그 것도 속내를 다 들춰서 보여야 하는데 굳이 장관을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결국 자리욕심이 있는 이들이 장관직 사냥에 나서지 않겠는가. 이럴 경우 비전문가가 다시 장관에 앉게 되고, 정치권 인사가 자리를 채우게 될 게 뻔하다.

그동안 정치에 길들여진 인사들의 탁상행정을 우린 너무 많이 봐 왔지 않은가.

검찰, 교수, 언론, 노동권, 정치권에서의 속칭 조건부(?) 장관 영입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똑 같은 악재의 반복이다. 더 이상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학연 혈연 지연을 배제하고 국가관이 뚜렷한, 그리고 창의적인 능력과 책임을 다하는 평범한 일상의 전문가를 선출해야 한다.

박대통령과 싸움 닭 총리의 궁합은, 바른 인재등용에서 부터가 시작돼야 한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