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인터넷의 공공성과 공정성, 윤리성 등을 심의·규제하는 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제3기 위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업무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8일 2기 방심위원 임기가 종료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와 이에 따른 개각 정국 및 6·4 지방선거 등이 맞물려 3기 위원 위촉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국회 소관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KBS '보도통제' 의혹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26일 하남신 전 SBS 논설위원, 박신서 전 MBC PD, 윤훈열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등 3명의 방심위원 추천을 의결했다.

앞서 국회의장이 김성묵 전 KBS 부사장, 고대석 전 대전MBC 사장, 장낙인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 등 3명을 추천함에 따라 방심위원 9명 가운데 6명의 인선이 완료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 6명의 신원조회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께 안전행정부로 방심위원 위촉요청서를 보낼 계획이지만 최종 위촉까지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국회의장·미방위와 더불어 방심위원 추천권을 가진 대통령 지명몫인 3명의 방심위원으로는 박효종 전 서울대 윤리학과 교수와 공안검사 출신 함귀용 변호사 등이 내정했고 이중 박 전 교수가 차기 방심위원장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방심위원 인선에 대해서는 특히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방심위를 '수구적 공안 검열기구'로 만들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3기 방심위 구성을 마무리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방심위 구성이 지연되는 가운데 23일 현재 계류된 안건은 방송소위원회가 49건이고, 통신소위원회는 5천여건에 달한다. 2기 방심위가 임기 만료 전 개최한 마지막 소위에서 처리한 안건이 각각 27건, 1천710건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방심위는 민원이 접수되면 조치가 필요한 안건을 선별한 뒤 방송·통신·광고 등 3개 소위원회를 열어 먼저 논의한 뒤 '주의' 이상의 법정 제재가 필요한 사안은 전체회의에 상정해 심의한다.

통상 소위원회는 일주일에 한 번, 전체회의는 2주일에 한번 여는데, 3기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서 심의해야 할 안건이 차곡차곡 쌓인 것이다.

28일 방심위 관계자는 "늦어도 이번 주까지는 방심위 업무가 정상화되길 바랐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민원은 계속 들어오는데 안건 처리는 지연돼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