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중진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당내 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올드보이 귀환' 반대를 내세워 '신진등용론'에 연일 불을 지피고 있는 가운데 26일로 재보선 공천신청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공모 절차 없이 전략공천으로 직행, '구원투수'로서 화려한 등판을 기대했던 이들로선 신인들과 나란히 공천신청을 하자니 '스타일'이 구겨질 수 있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자니 지도부의 '입'만 바라봐야 하는 처지이다. 막판 '눈치보기'가 한창인 이유다.

더욱이 서울 서대문을(乙)이 이날 대법원 판결로 이번 재보선 지역에서 제외돼 수도권 진출의 '입구'가 더 좁아지면서 이 지역 출격을 저울질하던 중진들의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공천 신청 여부를 놓고 중진간 행보도 엇갈리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팔달 등 수원 출마설이 제기돼온 손학규 상임고문은 일단 공모에는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 요청이 오면 어떤 지역이든 피하지 않겠다"며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에게 '공'을 넘긴 모양새이다.

손 고문 주변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수도권 전략공천 카드를 살려놓으면서도 일단 전 지역 공모 방침을 정한 것을 두고 불편해 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여기에는 통합 이후 손 고문과 관계이상설이 돌았던 김·안 대표가 손 고문 전략공천에 흔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도 깔려 있다.

동작을(乙) 또는 서대문을 출마설이 거론됐던 정동영 상임고문도 "수도권 완승을 위해 필요하다면 지역과 상관없이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 아래 특정지역 공천신청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대문을 출마가 무산되면서 동작을에 무게를 둔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안 대표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 등 신인 다수가 이미 출사표를 던지면서 좌고우면이 길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원 등 경기 지역 출마도 열어뒀다는 관측도 있다.

반면 천정배 전 의원은 광주 광산을(乙) 출마 결심을 굳히고 27일 공모에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의원은 호남지역의 경우 경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되고 있음에도 '경선불사'를 내세우며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일부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 "수도권에서 4선까지 지내고 텃밭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집단적 비토' 움직임까지 감지되는 등 당내 비판적 기류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안 대표측 김효석 최고위원도 주변의 권유를 받고 고향인 포함된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에 공천신청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관련 서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역시 호남에서 3선까지 지낸 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서울 강서을에 도전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대한 부담이 없지 않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김포 쪽으로 가닥을 잡고 공모에 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하지만 수도권 출마설이 나돌던 중진들 가운데 '나홀로 공천신청'을 하는데 따른 득실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라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