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27일 7·30 재·보선에서 개혁공천을 위한 승부수로 '선호투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른바 '중진차출론'을 둘러싼 당내 신·구세력간 갈등이 이어져온 상황에서 기존 경선 제도를 대폭 손질, 참신한 정치신인들에게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다. 일부 중진급 인사들이 호남 출마 강행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들의 '무혈입성'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선호투표제란 선거인단이 출마한 후보자 전원을 대상으로 1순위부터 가장 후순위까지 순서대로 다 적은 뒤 1순위표를 기준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소득표 후보자의 2순위 지지표를 나머지 후보자들의 득표수에 가산하는 방식으로 과반이 나올 때까지 하위 득표자들을 제외해가는 방식이다.

여론조사를 비롯, 조직이나 인지도 면에서 강점이 있는 전·현직 의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기존 경선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새정치연합의 뿌리인 열린우리당이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이 제도를 시범 도입해, 일부 지역에서 당시 현역 의원이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가 난립할 경우 여전히 지명도가 높은 기성 정치인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2순위표'를 놓고 후보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있어 도입 목적을 달성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 소속 의원 16명은 27일 '재보선 공천방향과 원칙에 대한 제안서'라는 제목으로 전 지역 경선을 요구하면서 당내 중진인사들의 우세지역 출마를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작성, 지도부를 비롯해 전체 의원들에게 보냈다.

광주의 강기정 김동철 박주선 임내현, 전남의 김성곤 김승남 김영록 황주홍, 수도권의 설훈 유은혜 유인태 이목희 이인영 인재근 최재성, 충남의 노영민 의원 등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기득권 없는 경선'을 강조한 뒤 "다선 중진들은 쉬운 선택을 하기 보다 당을 위해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 한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출마하는 것은 수도권 전력을 약화시키고 당 체질과 역동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초 공개 성명 발표를 검토했으나 자칫 내부 분란의 소지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비공개 제언' 형태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성명은 광주 광산을(乙)과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천정배 전 의원과 김효석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출마설이 제기되는 중진급 인사 가운데서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이날 중 경기 김포에 공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은 일단 공천신청을 하지 않고 당 지도부에 '백지위임' 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