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상임위 가동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미뤄져온 세월호 후속대책에 대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야는 6월 국회를 '세월호 국회'로 명명하고 세월호 특별법 등 세월호 참사 방지를 위한 입법 지원에 최대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 방향이나 정부조직법, 이른바 '김영란법' 등에서 여야의 이견이 여전해 난항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모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꼽고 있다.

세월호 참사 원인과 부실대응 실태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망라하는 특별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및 국민안전 혁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도 '세월호 특별법 준비위원회'를 만드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특별법의 내용을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지를 두고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여당은 재발방지와 보상에 초점을 맞춰 기관별 안전교육 강화와 안전범죄에 대한 처벌강화 등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재방방지와 보상 뿐만아니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진상조사특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증언거부나 위증, 자료제출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상문제에 있어서도 국가의 책임 부분에 대한 보상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조직법은 후속 입법 중 여야의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법안이다.

우선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정부조직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무총리 산하 국가안전처에 각 부처로 흩어져 있는 안전 관련 기능을 통합하는 한편,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을 해체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난 대책 컨트롤 타워는 국무총리 산하가 아니라 대통령 산하에 둬야 하며, 소방방채청과 해양경찰청을 해체하면 혼란만 야기할 수 있으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국가대개조'를 하자면서 전혀 공론의 장을 거치지 않고 졸속적으로 정부조직법을 내놨다"며 "즉흥적으로 해경 등을 없애는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국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차를 빠르게 좁혀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의 경우에도 다음 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공청회를 여는 등 입법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지만 여야의 이견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야는 대가성 및 직무관련성과 상관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챙긴 공직자를 형사처벌해 김영란법 초안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금품수수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공직자의 범위를 두고 여당은 지나치게 늘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야당은 원안의 취지를 살리고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 밖에 '유병언법(범죄은닉재산환수강화법안)', '안대희법(전관예우 금지 및 공직자 취업제한 강화법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여야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의가 진행되면서 법의 적용 범위나 처벌 수위 등을 두고 여야의 입장 차이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