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공기업 5곳과 시군구 공기업 12곳이 정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강원도개발공사와 인천도시공사는 2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3일 안전행정부는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친 전국 328개 지방공기업의 작년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를 보면 시도 공기업 가운데 강원도개발공사, 인천도시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부산관광공사, 광주시하수도 등 5곳이 5등급 가운데 최하위인 '마등급'을 받았다.

시군구 공기업으로는 구로구시설관리공단, 춘천도시공사, 여주시시설관리공단, 용인도시공사, 과천·평창·김제·문경·의성 상수도, 영천·옥천·연천 하수도 등 12곳이 마등급에 속했다.

최하등급을 받은 시도 공기업은 지난해 3곳에서 올해 5곳으로 늘었다.

강원도와 인천시의 택지·주택개발을 담당하는 공기업은 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2년 연속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강원개발공사는 5년 연속, 인천도시공사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라·마등급 시도 공기업 13곳 가운데 부산시 소속이 3곳, 인천시 소속이 2곳이다.

2012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SH공사는 마곡단지 등의 분양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경영실적이 나등급으로 3단계 뛰어올랐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했지만, 상왕십리 열차 추돌사고와 종로3가역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점수가 깎여 각각 다등급과 라등급을 받았다.

광주도시공사, 대전도시공사, 구리농수산물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시 상수도는 우수한 경영실적으로 최고 등급이 매겨졌다.

유형별로 보면 도시철도공사들은 원가 대비 요금 비율을 뜻하는 '요금 현실화율'이 59.9%로 낮고 복지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이 3천942억원에 이르러 총 7천748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부대수익 증가(431억원) 덕에 적자규모가 2012년에 견줘 261억원(3.3%) 감소했다.

택지 개발과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도시개발공사들은 전반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이는 각 공기업의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주택 경기가 나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안행부는 분석했다.

상·하수도 등 직영 기업들은 요금 현실화율이 낮아 총 1조2천313억원에 이르는 경영손실(당기순손실)을 봤다.

상수도와 하수도의 요금 현실화율은 각각 82.6%와 35.5% 수준이다.

안행부는 작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부채관리지표 등 재무 성과지표를 강화하고, 임직원 대상 연간 의무교육 시간을 확대하는 한편 비정규직 고용개선과 '정부3.0' 지표를 신설하는 등 평가기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해당 지방공기업 임직원의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최하위 마등급을 받은 지방공기업은 성과급을 받지 못하며, 사장과 임원의 다음해 연봉이 5∼10% 삭감된다.

라등급 공기업의 직원에게는 10∼100% 성과급이 주어지지만 임원은 마등급과 마찬가지로 '성과급 0%'가 적용된다. 사장과 임원의 이듬해 연봉은 동결된다.

반면 가등급 지방공기업의 임직원은 201∼300% 성과급을 받게 된다. 사장에게는 301∼450% 성과급이 주어진다.

안행부는 라·마등급 지방공기업 가운데 최근 3년간 경영진단을 받은 곳을 제외한 8곳을 이달부터 3개월간 정밀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규모 축소, 조직개편, 법인청산 등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