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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국 기자의 사람 사는 이야기(16)호저낚시터 권영우 사장
이용국 기자  |  yklee1@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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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4년 08월 20일 (수) 10:25:49
수정 : 2014년 08월 20일 (수) 10: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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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호저낚시터. 간간이 비가 오는 가운데, 몇몇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곳의 주인장인 권영우 사장은 낚시터 한편에 있는 조그마한 컨테이너로 나를 이끌고 갔다. 그곳에는 각종 약초로 담근 담금주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예전에 포항에서 사업하다가 실패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저에게 있는 것이라곤 단돈 2만 6천 원뿐이었죠.”

빚에 시달린 그는 삶을 내려놓으려고 무작정 강원도 원주를 찾아갔다. 가지고 있는 돈도 모두 떨어진 상태에서 우연히 들른 찻집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던 벌목업자를 알게 된다. 당장 배고픔이라도 해결해보겠다는 심정으로 그의 밑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벌목업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 그는 늪지였던 이곳을 낚시터로 일구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업의 실패, 삶을 포기하기 위해 찾아간 강원도,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은인과 재기까지…. 쉽지 않은 삶을 살아온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만이 어려운 사람들의 심정을 알 수 있지요. 저도 이제 나이가 있는지라 육체적으로 봉사하지는 못하지만 독거노인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처 분교에 있는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 신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가져봤고, 또 잃어봤기에 그는 더 이상 악착같이 돈 버는 일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낚시터의 운영도 수익이 목적이기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낚시터에는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마다 한가지쯤 사연을 품고 모여드는 곳. 그런 그들에게 있어 권 사장의 삶은 자체만으로도 위로였다.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약초와 담금주에 대해 궁금해졌다.

“벌목, 낚시터 운영 외에도 약초를 채집하고 있어요. 특히 남성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야관문(비수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약초들을 채집·연구하고 있습니다.”

사업 실패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성 장애를 겪게 된 권 사장은 야관문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고 야관문 제조에 관한 특허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작년에는 한 방송사의 건강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순탄하게 풀릴 것만 같은 그의 삶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올해 1월, 벌목하러 간 사이에 원인불명의 화재로 집이 전소한 것이다. 그동안 모은 많은 것을 잃었지만, 인상 한 번 쓰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걱정해주는 주변 사람들을 달랬다.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몇 년 전의 그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 잃음으로써 저는 다시 시작할 기회가 된다고 생각해요. 많은 좌절을 겪고 보니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야 자신이 꿈꿨던 일들을 집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잃는 일이 더는 두렵지 않습니다. 찾아보면 살 길은 분명히 있습니다.”

주역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영원하다.')라고 했던가. 그의 삶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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