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부총리가 황교안 법무장관의 기업인 사면론에 동조발언을 해, 주목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5일 '기업인 사면론'의 운을 뗀 것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청와대 내 반응은 일단 이 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황 장관은 전날 언론인터뷰에서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케이스라면 (기업인들의 사면·가석방을)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고, 최경환 부총리는 불과 하루만에 바통을 이어받듯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이 그런 지적을 한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정부의 법무.경제쪽 수장이 기업인 사면론에 대해 잇따라 긍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비리행위로 유죄를 선고받은 대기업 총수에 대해 가석방 등을 불허해온 `공정 법집행' , '불관용 원칙' 기조가 바뀌고, 기업인들에 대한 연말특사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선 기업인 사면론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우선 청와대 내에선 재벌총수 사면론이 제기된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것.

담뱃값 및 지방세 인상 추진 등으로 서민증세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비리혐의로 수감된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론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세월호정국 교착상태가 풀리지 않았는데 여권이 일하는 모습으로 경제활성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현 시점에서 기업인 사면론을 언급하는 것은 여론의 호응도 썩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청와대 내 신중론은 국정운영의 전반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단순히 경제살리기 명분으로만 접근해선 안 되고, 정치권의 상황과 세제정책 등에 대한 국민 여론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부내 교감을 통해 사면론이 나왔다는 말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결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업인 사면론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의견이 있으며, 당장 기업인이 사면될 것처럼 기대하는 것도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황 장관과 최 부총리가 기업인 사면론을 띄우고 향후 우호적 여론이 조성된다면 성탄절 특사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그런 시나리오를 누군들 못 그리겠냐"며 "하지만, 현재로선 내부적으로 결정되거나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특별사면권의 엄격한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대통령 취임, 3·1절, 광복절, 성탄절 등의 계기가 있더라도 정치인 및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특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현재까지 단행된 특사는 올해 1월 서민생계형 사범에 대한 특사가 유일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