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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국 기자의 사람 사는 이야기(19)프로레슬러 김남석
이용국 기자  |  yklee1@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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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4년 10월 10일 (금) 11:57:02
수정 : 2014년 10월 10일 (금) 12: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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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은 ‘프로레슬러’다. 한국의 프로 레슬링은 60, 70년대에는 역도산, 김일, 장영철 등의 스타를 만들어내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국민 스포츠였지만, 점점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제는 김남석과 같이 ‘프로레슬러’라는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는 사람이 손꼽힐 정도.

그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프로 레슬링 피트(Pro Wrestling Fit, 이하 PWF)의 대표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프로레슬러로서 꿋꿋이 한국의 프로레슬링을 이끌어 나가는 김남석 대표를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 만났다.

“중3 때 막내 누님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까지 그만두고 방황하다 우연히 TV에서 나오던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게 됐어요.”

강한 신체를 가지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프로레슬링에 매력을 느낀 그는 방황을 접고 프로레슬러 이왕표의 체육관을 찾아간다. 당시 검정고시를 위해 부모님께서 주신 학원비를 체육관 관비로 넣는 모험을 감행했다. 5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부모님이 그 사실을 알게 되지만 프로레슬링을 향한 그의 열정을 인정해 검정고시 학원비와 체육관 관비를 모두 지원해주셨다고 한다.

“미성년자는 프로레슬링을 할 수 없어서 처음에는 레슬링과 다른 여러 가지 실전 무도를 합친 ‘격기도’부터 배웠습니다. 성인이 되자마자 바로 레슬링을 시작했어요. 그해 6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정식 데뷔전을 가졌죠.”

동기(同期)인 프로레슬러 이예성을 상대로 데뷔전 승리를 기록한 그는 한국 프로레슬러를 이끌어 갈 신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를 유심히 지켜본 한국 프로레슬링의 대부인 김일은 그에게 미국, 일본 등 보다 발전된 프로레슬링의 세계를 경험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몇 년에 한 번 경기가 열릴 정도로 자신의 기량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굉장히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고 시합도 많이 열립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WWE 챔피언 출신의 ‘타카 미치노쿠’가 운영하는 인디 프로레슬링 단체 '카이 엔 타이’에 소속되어 100회가 넘는 경기에 출전했다.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벌어들인 돈으로 일본에서 몇 개월간 생활하며 시합하는 것을 반복했다. 금전적으로 어려웠던 그는 105엔(한화 1,000원 정도)짜리 과자를 사 먹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금전적인 것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선수들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도 영유권 분쟁’과 같은 한일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기도 했다고. 그렇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일찍 일어나 청소를 하고 늦게까지 체육관에 남아 연습을 하는 등 한결같이 진지한 태도로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라는 그의 철학은 인정받아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수준 높은 프로레슬링을 경험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PWF를 창설한다. 단체를 만든 후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 대해 알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한 번은 시에서 운영하는 가변식 공연장에서 시합을 개최하려고 했는데 프로레슬링 시합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담당자가 단번에 거절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아직은 프로레슬링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서 PWF에 소속된 선수들 모두 투잡을 뛰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각자의 일을 하다가 주말에 모여 훈련을 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죠. 한 달에 한 두 번 이곳에 30석 규모의 관람석을 마련해놓고 정기적인 시합을 개최합니다.”

김 대표 역시 평소에는 기능성 트레이닝 코치 일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일들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프로레슬링 관련 팟캐스트인 ‘돌아온 나는 레슬러다’ 라는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도 맡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한 이 방송은 한때 아이튠스 스포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방송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소통하고 프로레슬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기에 즐겁게 방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하고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우선 프로레슬링과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프로레슬링에 ‘스토리’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강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죠. 또한,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내년에는 독도에서 프로레슬링 경기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또한, 앞으로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자선 찻집을 열어 ‘부산라온그룹홈’을 도와주기도 했다.

척박한 한국의 프로레슬링 땅 위에 작은 씨앗을 심는 일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사각의 링이 존재하는 한 말이다.

   
▲ 지난 4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PWF '인생공격'의 한 장면. 김남석 대표는 프로레슬링 경기를 통해 꿈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 지난 8월에 열린 '인생찻집' 자선 이벤트의 포스터. 김 대표는 프로레슬링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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