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퇴직 후 연금체계가 전 세계에서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컨설팅업체 머서가 25개국의 연금체계를 평가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43.6점을 받아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평가된 국가들의 평균 점수는 60.6점으로 우리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인도(43.5점)뿐이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한국의 연금체계는 수익, 저축, 성장자산, 수혜 구조, 세제지원 등을 평가한 '적절성'(Adequacy) 부분에서 42.6점을 받아 세계 평균 63.0점에 크게 미달했다.

보장범위, 자산총액, 개인 분담금, 정부 부채, 인구 등을 평가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서 한국은 42.5점을 얻어 평가 항목 가운데 평균 49.7점에 가장 가까웠다.

연금에 대한 규제와 소통, 보호, 연금의 지배구조, 비용 등을 점수 매긴 '신뢰성'(Intergrity) 부분에서는 46.7점을 기록, 25개 국가 평균 71.9점에 역시 크게 못 미쳤다.

신뢰성 부분에서 우리보다 뒤처진 국가는 멕시코(43.5점)가 유일했고 이웃 일본(60.9점)과 중국(49.9점)도 우리보다 나은 점수를 받았다.

각 부분에 대한 평가는 총점에 각각 40％, 35％, 25％씩 반영됐다.

지난 2013년 평가에서 한국은 43.8점을 받은 바 있다.

머서는 한국의 연금체계에 대해 "적립된 개인 분담금의 수준을 높여 자산 수준을 점차 늘려야 한다"면서 "회계 감사 등 사적 연금의 지배구조에 관한 요구 사항을 늘리고 연금제도에 관해 가입자들과 더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머서의 연금체계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82.4점을 받은 덴마크로 80점을 넘으면 주어지는 A등급을 받은 유일한 나라였다.

호주(79.9점), 네덜란드(79.2점), 핀란드(74.3점), 스위스(73.9점) 등 오세아니아와 유럽 선진국들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