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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 시간 : 2008년 07월 02일 (수) 17:25: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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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빈 강정’이란 말이 있다. ‘겉과 달리 내실 없는 사물 혹은 사람’에 빗대는 말이다. ‘현문우답(賢問愚答)’이란 말도 있다. ‘우문현답’을 뒤집어 ‘질문에 비해 함량미달인 답’을 뜻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일 가진 기자간담회가 전자였다면, 이날 위원장의 일부 대답은 후자였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이날 간담회는 “지난 상반기 조직정비와 새로운 임무 적응에 이어 하반기, 공격적 업무에 돌입하겠다”(최 위원장)는 방통위 다짐이 담긴 행사였다.
그만큼 측량 가능한 방통위 속내를 기대했다. 상반기 순탄치 않았던 궤적을 뒤로 하고 방통위 하반기 정책 ‘방향’이 궁금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을 불과 앞둔 11시 30분 간담회가 시작된다는 점이 맘에 걸리긴 했다.
12시 20분이 채 안돼 기자들 질문이 정리됐다. 점심식사 시간이 지연된다는 이유였고, 전체 간담회는 그걸로 끝이었다. 얼마 안되는 질의응답 시간, 실•국장들은 “현재 검토중” “연구하고 있다” “정해진 바 없다” “적절한 시기 발표 기회 갖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야말로 ‘속빈 강정’이었다.
일부 질문에 대한 위원장 답변은 ‘현문우답’에 가까웠다. 방송통신 융합 수장으로서 위원장의 철학을 묻는 질문엔 “인터넷 강국으로서 한국 위상을 계속 발전시켜 국리민복을 실현하는 동시에 국가경쟁력의 원천인 IT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제시했다.
“지난 10년처럼 향후 10년도 IT가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댔다.
질문 요지는 “산업적 측면이 강조되는 통신과, 공정성(공익성)이 요구되는 방송통신 융합의 책임자로서 위원장 개인의 철학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최근 일련의 방송사 사장 임명으로 불거진 방송의 독립성•공정성 훼손을 묻는 질문에 대한 위원장 답변도 다소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반응이다.
“방송을 장악하거나 독립성을 저해할 개인도, 조직도 이 사회엔 없다”는 게 최 위원장 대답의 요지.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는 저나 대통령 위상이 방송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보면 알 것”이란 말도 더했다.
대통령 특보의 CEO 내정으로 반발이 여전한 YTN 기자 질문에 대한 답이 안됐음은 당연지사. “개인적 문제, 정치환경적 요인 때문에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역으로 그래서 방송의 독립성•공정성을 지킬 수 있다”는 위원장 지론은 여전했다.
오히려 “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만들어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고, 그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해 뒷말을 낳기도 했다.
달변도 아니지만, 눌변은 더더욱 아니라는 최 위원장이다. 산업규모 수조원대에 달하는 방송통신 분야를 아우르는 방송통신위원회다. 말(言)과 정책면에서 더욱 실한 방통위 하반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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