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와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가 12일 각각 첫 전체회의 개최와 본회의 국조계획서 채택을 계기로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여야가 초반부터 세부 내용을 놓고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이느라 작년 12월10일 여야 당대표·원내대표 '2+2회담'에서 공무원연금·자원외교국조 특위 연내 구성에 합의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첫발을 떼게 됐다.

그러나 연금개혁·국조특위에 임하는 여야의 입장 차가 워낙 커 5월 초까지로 잡힌 향후 활동 내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연금개혁은 당장 국회 특위 및 대타협기구의 역할과 운영방식을 놓고 여야 입장 조율이 되지 않은 데다 개혁 방안에 대한 정치권과 공무원단체 간 이견이 여전해 최종 입법까지 갈 길이 멀다.

자원외교국조 특위도 일단 기관보고부터 활동은 시작하겠지만 3월 중 개최할 청문회에서 누구를 증인 채택할지가 그대로 '불씨'로 남아 있다.

여야는 12일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첫 전체회의를 열고 위원장과 여야 간사 임명안 의결을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간다.

지난 6일 대타협기구 명단이 확정돼 이틀 뒤인 8일 첫 회의가 열렸고 다음날인 9일에야 특위 명단이 확정될 정도로 초반부터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여야 합의에 따르면 대타협기구는 4월초까지 이해당사자와 국민 여론을 수렴해 연금개혁방안을 단수 또는 복수안으로 마련해 특위에 제출해야 하며, 안을 마련하지 못했을 경우 논의된 사안을 정리해서 내야 한다. 이후 입법권을 가진 특위가 합의 내용을 5월 초까지 법안으로 성안하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당장 여야는 특위와 대타협기구의 역할과 운영 방식부터 이견이 있다.

특위 활동에 방점을 찍는 여당은 대타협기구와 병행해 특위 차원의 논의도 동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타협기구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 야당은 논의의 주도권은 대타협기구가 가져야 하며 대타협기구가 합의안을 마련할 때까지 특위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여야 정치권과 정부, 공무원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대타협기구 활동만 봐도 난관이 수두룩하다.

지난 8일 상견례에서 전국공무원노조를 포함한 공무원단체 투쟁기구는 대타협기구 합의 사항을 입법하는 역할로 특위 입법권을 제한하고 국민연금까지로 논의 범위를 확대할 것 등을 요구하며 '조건부' 참여 방침을 밝혀 진통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개혁 방안에 대한 정치권과 공무원 단체 간 이견이 극명해 90일 안에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만일 90일간의 대타협기구 활동 종료 시 합의안이 나오지 못한다면 이후 논의를 특위와 대타협기구 중 어디에서 계속 이어가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외교국조도 여야는 일단 12일 본회의에서 역대 정부의 자원개발 외교 관련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하고 예비조사(1월26일∼2월6일), 기관보고(2월9일∼27일), 현장검증 및 청문회(3월 중) 일정을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이었던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에 합의를 보지 못해 앞으로 이를 놓고 충돌할 경우 언제든 국조 활동이 파행할 우려가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정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명의 증인채택을 필수로 꼽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관보고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증인을 결정할 수 없다며 본격적인 논의는 보고 이후로 미루자는 입장으로 특히 이 전 대통령 등을 '표적'으로 삼은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이보다 먼저 있을 기관보고 단계에서는 여야가 국조 범위를 이명박 정부로 한정하지 않은 만큼 새누리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정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예고했다.

따라서 국조가 본연의 취지와 달리 정치 공방만 주고받는 '정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