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조윤선 정무수석 오찬 회동에서 우윤근 원내대표와 이병기 비서실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낮 상견례를 겸해 오찬회동을 했다.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날 회동에 야당측에선 우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서영교 원내대변인, 백군기 김관영 김광진 의원 등이, 청와대에서는 이 비서실장과 김관진 안보실장, 조윤선 정무수석, 신동철 정무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야당 원내지도부와 청와대 비서실이 식사를 겸한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시간 10분 가까이 진행된 이번 회동에서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공무원들을 압박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규모를 축소하는 내용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청와대 측 참석자들은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채 야당의 요구와 지적을 진지하게 듣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연금개혁을 압박하는 모양새라 좋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조윤선 정무수석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이에 이 비서실장은 "'대통령께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서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이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전날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언급이 '약속한 시간 안에 여야간에 합의를 해달라'는 뜻이었다며 '오해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회동에서는 국방 분야 최대 현안인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언급됐다.

야당은 김 안보실장에게 사드가 한반도 작전환경에 맞지 않을뿐더러 '미국이 필요해서 들여오려는 거지, 우리가 요청한 적이 없지 않느냐'며 사드를 이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안보실장은 정부가 외교나 안보 관련 이슈를 굉장히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으며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개화할 수 없는 점도 있다는 취지로 얘기하며 야당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참석했던 야당 관계자들은 "김 안보실장이 아직은 사드를 도입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히며 야당의 생각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고 해석했다.

야당 원내지도부는 또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개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과 함께 청와대가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 비서실장이 '소통을 잘하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며 "청와대 측도 야당의 요구에 공감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이 비서실장은 앞서 지난달 26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갖고 국회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