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T-DMB가 베트남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고 한다. 한국에서 무료가입자로 실패작이었던 DMB방송이 해외서 첫 물꼬를 튼다.

정부는 그동안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가 동력성장품목이란 명목 하에 DMB장비를 외국에 무상으로 제공해 왔던 터.

그러나 실제 상용화 된 나라는 단 한군데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도 무상으로 제공된 장비를 방치 해 두거나 관리감독 소홀로 장비가 고장 나 있는 게 허다하다는 게다.

지식경제부는 KOTRA 통해서 장비를 무상으로 나눠줬고, 방송통신위원회는 RAFA(전파진흥협회)를 통해 이 역시 무상으로 장비를 뿌려댔다는 거다.

왜 똑같은 장비지원을 지경부, 방통위가 이중구조로 무상 지원했는지 알다 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더욱 아이러니컬 한 게 있다. ETRI 산하 연구소기업 D사가 베트남에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DMB 기술이전을 통한 방송에 나서고 있는데도 정부가 장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무상으로 장비를 지원했는데 아무런 실적도 없었지만, ETRI 산하 연구소기업이 자력으로 베트남시장을 뚫게 되니 책임성 문책이 뒤따를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 게다.

주무부처 국장들이 한결같이 베트남시장 진출에 성공한 D사가 눈엣 가시처럼 보인다는 게다.

2개 부처가 100억원 넘게 들여 나섰으나 단 한곳도 한국형 T-DMB방송을 이전시키지 못했는데, D사는 ETRI와 공동으로 베트남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했으니...

이런 사실에 가장 반겨야 할 곳이 정부 주무부처 아닌가. 그런데도 정부부처는 D사의 성공적인 기술이전이 못 마땅하다는 모습이 역력하다.

쉽게 말해 베트남 진출을 사전에 보고해, 자신들의 지휘를 받지 않았다는 투정(?)이다.

말도 안돼는 소리다. 민간기업이 국책연구소와 합동으로 해외시장에 DMB를 뚫었다면 기특해서라도 장비지원도 해주고 머리를 보듬어 줘야 할 텐데, 오히려 괘심 해 하는 모습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어쩌다 우리정부가 이 지경이 되도록 사고가 꽉 막혔는지 측은스럽다.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기업에게 장비를 지원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나라에 장비를 무상으로 지급하겠다고 억지 부리는 정부부처 관계자들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도 한국사회가 멀었다는 느낌이 든다.

한-베트남 국가 대통령끼리의 의제로 까지 다뤘던 DMB 시장진출에 정부가 장비지원을 해주지 않는 이유가 정당하지 못하다면 이는 분명하게 시정돼야 할 사안이다.

내 개인 문책 때문에 국익을 사장시키는 일이 바로 비애국적 행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 윤동승 주필 이력
-전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전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전 전파신문 편집국장
-전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전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전 인프라넷 부회장
-전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현 Users Press 주필
-현 (주)파워콜 회장
-현 ETRI 초빙연구원
-현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현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