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브랜드네임을 알린다는 치원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더불어 해외국가와의 경제협력을 통한 ‘달러박스 찾기’란 점에서도 유용하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 상황이 국정전반에 걸쳐 어려운 시점인데다, 걸핏하면 국무총리가 중도 하차하는 가운데 나라를 책임질 지도자가 자리를 자주 비운다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

늘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순방에서 쏟아내는 무수한 협력방안들이 훗날 돌이켜보면 대부분 빈손만 남는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다.

특히 국내 상항은 지난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지원외교 불똥이 튀겨, ‘성완종리스트’ 사건으로 국무총리가 중도 사퇴하고, 박근혜정부 실세들이 부정한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국정이 마비상태다.

이런 분위기속에 대통령은 해외순방중이고, 청와대는 유명무실한 상태고, 국민감정은 날이 갈수록 현 정권에 대한 감정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실 대통령은 보좌하는 측근들이 침묵(?)을 지키면 대통령은 작금의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다. 대통령 자리라는 게 수많은 일들을 보고받고 일일이 다 챙길 수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중요한 사안을 요약해서 대통령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측근들이 해야 할 본연의 의무다.

그러나 작금의 돌아가는 국내사정을 보면, 비상시기에 대통령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 위기대처용 프로그램조차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이완구 총리의 사퇴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면 해외에서라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들을 안정시키고 이해시키며 차후 국정 전반의 운영을 어떻게 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야 했다.

전 세계 지구촌이 SNS를 통해 1분전의 사건 사고를 동시에 접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 않은가.

국무총리가 돈을 받았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사퇴했다.

게다가 박대통령 최측근들이 모두 부정한 정치자금에 연루됐다는 고 성완종 회장의 녹음파일에서 밝혀졌는데, 적어도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임을 들어 침묵만 지킨다면, 국민모두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래서 대통령을 모시는 이들은 늘 올곧은 소리를 대통령께 진언을 해야 한다. 눈치만 보고 오로지 ‘예스’만 답하는 이들이 온통 주변에 있기에 대통령에 대한 국민감정이 자꾸만 쌓여 가고 있다.

해외순방도 좋지만 필요하다면 순방길에서도 국민을 이해시키는 진솔한 대국민 담화는 언제든지 대통령이 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해외순방보다 더 급한 일이 국내 현안문제다. 집안은 엉망인데 해외 나가서 얻어지는 일은 “보장 없는, 기약 없는, 책임 없는” 그야말로 선전성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모두가 잘 알고 있다.

내수가 살아야 수출도 산다. 마찬가지로 집안이 편해야 밖에 일도 편한 법이다. 국내 집안일부터 챙겨보는 대통령의 행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