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5월6일 통과시키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옳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도 옳았다는 확신을 갖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5월 6일 통과시키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옳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도 옳았다는 확신을 갖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데 대해 진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지금은 당장 저한테 협상의 재량권이 별로 없다"며 협상 입지가 좁아졌음을 내비쳤다.

유 원내대표의 언급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미진함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목표치의 국회 규칙 명기 등을 이유로 청와대와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공무원연금법안 처리에 제동을 건 데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 담겨 있었다.

유 원내대표는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제일 중요한 일이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만간 총선정책기획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선 "(당) 지도부나 의원들이 스스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지 않고선 어렵다"면서 "부패사건에 대해선 한 점 의혹 없이 당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하고, 당헌당규상 윤리적 규정도 강화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유 원내대표의 간담회 요지.

--취임 100일을 맞는 소회는.

▲원내대표 출마할 때 당의 변화와 혁신을 얘기했다. 당정청 관계가 정상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했다. 건강한 당정청 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금 진통을 겪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원연금 개혁 때문에 모든 게 교착상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6일 온종일 여야 협상을 하면서 한 가지 생각만 했다. 이번에 공무원연금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박 대통령을 위해서도 옳다는 확신을 갖고 추진했다.

김무성 대표가 말렸지만, 의총에서 거수투표를 하자고 해서 통과를 고집했던 것은 사회적 기구나 50%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이번에 처리하는 게 박근혜 정부가 그래도 개혁의 성과를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내 일부의 반발 때문에 결국 이뤄지지 못했던 점은 지금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제일 중요한 일은 총선 준비다.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가칭 총선정책기획단을 구성해 내년 총선에 국민이 원하는 약속을 내놓는 노력을 시작하겠다.

--연금 협상을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국민연금은 이대로 그냥 둘 수 없다. 2060년에 기금이 고갈되는데, 소득대체율 인상에 매달려 추진을 못 해서 그렇지,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둬야 하는 건 아니다. 국민연금은 사회적기구를 통해 정말 진지하게 여야가 대화할 용의가 있다.

그 부분은 풀어나가되, 공무원연금은 이번에 국회가 통과시키지 못하면 갈수록 어려워진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근혜 정부의 확실한 성과다. 완벽한 개혁안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 때 개혁안의 4~5배 재정절감 효과가 있다. 지금은 당장 저한테 협상의 재량권이 별로 없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계속 노력하겠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여야가 이 법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공통으로 느낄 것이다. 일종의 독소조항이 있다. 충분히 토론하고 다수결로 표결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선진화법이라면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 원내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정리해 개정안을 만든 뒤, 그 개정안을 놓고 야당과 협상해 내년 총선 전에 통과시키되, 20대 국회 출범 때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하면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여당이 '부패 정당'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새누리당이 정치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이번에 부패 사건을 겪으면서 그렇게 된 부분도 분명히 인정한다. 그렇다고 새누리당 의원 160명 전원에 대해 그런 의혹의 시선을 갖고 보는 건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다. 지금 새누리당을 끌고 가는 지도부나 의원들이 스스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지 않고선 어렵다.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바로 특검으로 가야 한다. 부패사건에 대해선 한 점 의혹 없이 당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하고, 당헌당규상 윤리적 규정도 강화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노력하겠다.

--'모든 조치'의 구체적인 의미가 뭔가.

▲2004년 '천막당사' 시절을 겪었고, 그 전에 불법 대선자금 사건이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있었다. 그 당시 엄격하게 만들어놓은 당헌당규와 윤리위원회 규정이 있다. 예컨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되고, 1심 유죄판결을 받으면 출당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다시 점검해보겠다.

규정 적용이 느슨해진 부분은 엄격히 바로잡고, 규정 자체가 더 엄격히 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노력하겠다. 정기국회나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법안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게 있다면 총선 전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반대하는 게 새누리당의 당론인가.

▲법인세와 관련해선 지금부터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정부가 감세를 해왔을 때, 저를 포함해 당시 18대 국회에서 감세 중단을 얘기했고, 감세가 실제로 중단됐었다. 다시 (법인세율을) 어느 정도 인상할 것이냐, 법인세 이외의 세금은 어떻게 건드릴 것이냐, 이 부분은 당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