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압박에 본인 당사자가 “더 깊이 생각 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버티기’라는게 친박 계의 판단이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를 인위적으로 몰고 갈 경우 당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많은게 사실이다.

당이 투료로 선출한 원내대표를 청와대가 사퇴시키라고 압력(?)을 가해서 퇴출한다면 그 후유증이 더 클 수 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유원내대표가 결정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섣불리 친박계의 사퇴압박은 자칫 이로 인한 대국민 여론에 화살을 맞을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다소 강한어조로 말한 얘기를 굳이 직설적으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박대통령이 당 직무를 ‘쥐락펴락’ 하는 것처럼 비쳐져서, 국민여론에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점에 친박계 중진의원들은 진중할 필요가 있다. 박대통령이 지시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써의 여야정치에 대해 국민적 불신을 덜어주기 위한 어필이었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이 격한 감정을 들어냈다고 두·세수 앞서가며 마치 대통령 뜻인 것처럼 행동하다 보면, 결국 그 짐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유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다. 비인간적인 측면이 있었다면 그를 추대했을리 만무다.

정치적 계파가 다르다고 인신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이 자금에 필요한 것은 그야 말로 ‘소통과 화합’이다.

늘 당 차원의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소통과 화합’ 아닌가.

헌데 이를 좌시하고 계파간 갈등만 빚는다면, 유 원내대표가 아닌 비박의 인물 누가 나오더라도 똑같은 현상의 반복일게 틀림없다.

친박 비박의 원초적인 싸움을 그만두고 이제 쯤 당을 추슬러야 할 때라고 본다.

이것이 늦어지면 새정치민주연합과 더불어 ‘헤쳐모여’ 새로운 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유 원내대표 사퇴는 시간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