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종식됐다.

지난 5월 20일 첫 환자 확진 판정 이후 69일 만이다. 이기간 동안 한국사회는 세 가지를 경험했다.

첫째, 우리사회의 허술한 의료체제 방비와 국가의 위기능력 대처의 총체적 부실을 실감했다.

둘째, 경기침체로 인한 국가경제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특히 내수 침체는 물론 중국 일본 등 관광객이 끊기는 바람에 온 나라가 썰렁한 것을 피부로 느꼈다.

셋째, 여야 정치권이나 당정청 모두가 메르스 보다는 재벌병원 등 관련 정치적 이해득실(?)에 치우쳤다는 사실에 국민모두가 실망했다.

불과 69일 동안의 한국사회를 뒤돌아보면 경제는 어두워졌다. 청년일자리는 사상최대 실업률을 나타냈다. 서민가계 대출 또한 최대치를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맛봤다.

이런 점에 한국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온통 부실을 드러냈다.

정치는 여야 모두 메르스 대처보다는 잘잘못 시비를 가리느라 대처방안은 커녕 시간만 허비했다. 오히려 정쟁으로 상처만 남겼다.

경제는 메르스가 '전염'이라는 사실에 내수가 얼어붙었고, 관광객마저 발길이 끊어진 채 전국이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았고, 진행 중이다.

문화 역시 빠른 환자정보가 소통되지 않아 ‘주먹구구’ 식 확인에 의존하는 아날로그 형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촌극을 드러냈다. 또한 환자자신의 국민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정서도 노출했다. 그 만큼 정부의 사전 교육문화 방비가 안됐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국민통합의 정보공유, 정부와 민간을 이어주는 재난재해 시스템 구축의 미비, 어려운 시기에 해외여행 증가추세라는 단적인 면을 보여줬다.

해서,  메르스가 준 우리사회의 반성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살펴보면 숨이 막힌다.

세월호 사건이후 ‘관피아 적폐’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재난재해 방지를 위한 정부방안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무엇하나 바뀐 게 없다. 그나마 메르스가 종식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사실 메르스는 중동감기다. 그 유명한 홍콩감기와 다를 바 없다. 홍콩감기로 매년 수백명이 사망한다. 그래도 홍콩은 세계 최대 관광지로 북적인다. 무역의 창고이자 소비중심의 도시로 말이다.

반면 중동감기 하나로 호들갑을 떨면서 좌충우돌로 국익 손실을 자초한 게 우리 사회다. 여야의 정치적 대립, 지나친 피해망상으로 인한 내수 침체, 그로인한 방문기피 국가로 서민경제를 추락시키는 오점을 남겼다. 이는 우리 모두의 실수다.

메르스를 겪으면서 한국사회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긍정적인 사고다. 더불어 차분한 대처능력이다. 그리고 전문적인 인재육성과 재난 별 전문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69일 만에 한국사회를 바라본 눈길 속에는 ‘대립’ 과 ‘독선’ 그리고 ‘나만을 위한’ 존재가치가 너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사회가 반드시 고쳐야 할 중병이다. 정치권, 당정청, 우리국민 모두가 새겨야 할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