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빚으로 재정 위기 상태에 놓인 인천시 등 자치단체 4곳이 '예비 재정위기단체'로 처음 지정됐다.

5일 행정자치부는 최근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인천·부산·대구시와 강원 태백시를 재정위기단체 '주의' 단계로 지정하고 각 자치단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4개 자치단체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재정위기관리제도의 '주의' 단계 기준인 25%를 넘어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

재정위기관리제도는 채무, 금고잔액, 공기업 부채 등 재정지표가 기준을 벗어난 자치단체를 재정위기단체로 지정하고,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제도다.

주요 지표인 예산 대비 채무비율의 경우 25%가 넘으면 해당 자치단체를 주의단체로, 40%가 넘으면 심각단체(재정위기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

주의 등급은 재정 상태가 재정위기단체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위기단체가 될 가능성이 있어 자구노력이 필요한 단계로, 일종의 재정위기단체 예비단계에 해당한다.

2011년 재정위기관리제도가 도입된 이래 재정위기단체 주의단계 자치단체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인천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37.5%로, 재정위기단체 목전까지 이른 상태다.

오투리조트의 막대한 빚을 떠안은 태백시(35.3%)에도 재정위기 경고등이 켜졌다.

대구시(28.2%)와 부산시(28.0%)는 인천보다 상황이 낫지만 역시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재정위기단체 주의단계 기준인 25%를 넘었다.

이들 중 일부 자치단체는 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1년 이상이 흘렀지만 행자부는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재정위기관리제도 적용을 계속 미뤘다.

김현기 행자부 지방재정정책관은 "작년에는 재정위기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일단 지자체의 부채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이었다"면서 "올해 들어 1분기에 인천과 태백의 부채 상황이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어서, 기준을 초과하는 다른 2곳과 함께 재정위기단체 주의단계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행자부는 이달 말까지 재정 건전화 계획을 제출하라고 이들 4개 자치단체에 요구했다.

각 자치단체는 행자부와 논의해 건전화 계획을 확정·시행하게 된다.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는 매 분기별로 이들 자치단체의 재정 상황을 검토해 재정위기단체 주의단계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미니해설 : 인천 부산 대구 태백 등 4곳의 지자체가 재정위기로 첫 지정됐다는 것은 심각성이 그 만큼 중하다는 얘기다.

특히 이들 4곳 모두 무리한 지자체 사업 실패로 드러난 재정손실이란 점에, 재발방지 차원에서라도 철저한 책임문책이 요구된다.

시장 능력에 따라 시 재정도가 좋아지고 나빠지고 하는 것에 대한 책임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 직을 물러나도 그만인 게 문제다.

특히 재정위기를 초래한 지자체의 관련 관부들을 철저하게 감사를 실시, 조목조목 사업의 부실과 예산이 남용됐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시가 주도하는 사업 대부분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하다 보니 결국 그 손실은 고스란히 시민 혈세로 대체되고 있는 셈이다.

재정위기로 지정된 시에는 일종의 벌(?)을 대신하는 행정적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예를 들면 시 자체나 산하기관 등의 예산을 줄인다던가, 개인직능별 임금 축소, 복지 등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랏돈이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사고를 철저하게 바꿔놓아야 하는 정신재무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자체의 운영방식을 개인별 직능별로 평가제를 도입한다면, 놀고먹는 유휴인력으로 인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행정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