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법 위반과 각종 비리 에 대한 확정 판결이 잇따르면서 해당 단체장들의 낯빛이 바뀌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장은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취임 1년도 못 넘기고 교체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재판이 진행중인 일부 자치단체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후보들의 움직임까지 뒤엉켜 어수선한 모양새다.

11일 현재 경기도 양주·구리시, 경남 김해시와 거창군, 전북 익산시, 충북 진천군 및 광주 동구 등 7개 지역 기초단체장은 이미 선거법 위반 등으로 최종 낙마가 확정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13일 치러지는 20대 총선 때 재보궐 선거를 통해 새 선장을 선출한다.

여기에 서울 강서구 재력가 살인 청부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이 선고된 김형식(45) 전 서울시 의원 선거구가 광역의원 선거구중에서는 유일하게 내년 4월 재보선을 해야하고, 기초의원 13명도 새로 선출해야 한다.'

◇ 광역단체장...대전시장과 경남지사 '위기'

광역단체장 중에서는 권선택(60) 대전시장이 최대위기에 봉착한 상태이다. 권 시장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권 시장은 선거운동기간 이전에 조직을 운영하면서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이 과정에서 특별회비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1억5천900여만원을 기부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대법원 최종 판단만 남겨뒀다.

여기에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홍준표(61) 경남도지사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법정투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이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중하순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만나 쇼핑백에 든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올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홍 지사에 대한 재판은 그동안 6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내년 1월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편 교육감 중에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지난 11월2일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고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경쟁 후보였던 고승덕 변호사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던 조희연(59) 서울시 교육감이 2심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조 교육감은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유지하게 되지만 검찰이 상고함에 따라 법정에서 마지막 일합을 겨뤄야 한다.'

◇ 중부권...경기북부에 '낙마·불안' 많고-인천·강원은 기사회생 많아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시장 2명이 대법원 확정 판결로 시장직을 잃었고 1명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아 직위 상실 위기에 몰렸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영순(67) 구리시장은 10일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아 시장직을 잃었다.

박 시장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현삼식(68) 양주시장도 지난 8월 벌금 150만원이 확정돼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반면 안병용(59) 의정부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받아 기사회생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별도로 서장원(56) 경기 포천시장은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6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으며 지난달 13일 만기출소해 업무에 복귀했다.

서 시장은 현재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며,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역 시민단체는 주민소환을 준비하며 서 시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이교범(63) 경기 하남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적용된 기부행위 혐의를 벗으려고 허위진술을 교사한 혐의(범인도피 교사)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 년을 선고받아 항소했다.

인천에서는 장석현 인천 남동구청장과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 등 2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에서 모두 100만원 미만의 형을 받아 직위를 유지했다.

강원도에서 재판에 넘겨진 자치단체장은 원창묵 원주시장, 김양호 삼척시장, 이병선 속초시장 등 3명이다.

범죄 경력을 빠뜨려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원창묵 원주시장은 항소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취하서를 제출, 형이 확정돼 직위를 유지했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상대 후보자를 비방하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과 항소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병선 속초시장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후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채 확정 판결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기사회생했다.'

◇ 충청·호남권...익산시장·진천군수·광주동구청장 낙마

충청과 호남권에서는 진천군수와 익산시장 및 광주 동구청장이 낙마한 상태다.

유영훈(60) 충북 진천군수는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직을 상실했다.

유 군수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TV토론회 등에서 새누리당 김종필 후보가 도의원 시절 진천군 도로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불법 오락실과 사채를 운영한 경력이 있다는 취지로 말을 하거나 이런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박경철(59) 익산시장도 지난 10월 말 벌금 500만원의 원심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틀 전인 6월2일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닌데도 '희망제작소에서 인증받은 목민관 희망후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노희용 광주 동구청장은 지난 11월 27일 대법원 벌금 200만원의 확정선고로 직위를 상실했다. 그는 2013년 10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주동구협의회 자문위원 4명에게 대만 연수 때 쓰라며 200달러씩 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임각수(68) 충북 괴산군수는 지난해 11월 청주지법에서 군비로 부인 밭에 석축을 쌓은 혐의(업무상 배임 등)가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직위 상실 위기에 처했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식업체 J사 회장(46)으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는 낙마한 광주 동구청장외에 유두석 장성군수, 김성 장흥군수, 김철주 무안군수, 박병종 고흥군수, 이용부 보성군수 등이 법원을 드나들었다.

이중 기자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철주 무안군수는 1심에서 벌금 200만원 당선무효형을 받았다가 2심에서 벌금 50만원으로 감형된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확정해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사전선거운동과 선거공보물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성 장흥군수는 1심에선 90만원을 선고 받아 직위를 지켰지만, 항소심에서는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원 형을 받고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오바마 봉사상' 진위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병종 고흥군수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남겨뒀다.

전직 군수를 낙선시키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은 이용부 보성군수도 현재 1심에서 벌금 300만원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 영남권...김해시장·거창군수 낙마-대구경북은 위기넘겨

경남지역에서는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 김맹곤 김해시장이 지난달 27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5월 20일부터 6월 3일 사이에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기자들에게 "재선되면 언론사를 지원할 테니 도와주십시오. 잘 부탁합니다" 등의 말을 하며 21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이홍기 거창군수도 지난 10월 29일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이 군수는 6·4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4월 여성단체에 앞치마 100개를 사주기로 약속하고, 5월에는 여성단체 임원이 모인 자리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여성단체 임원들에게 90만2천원어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선거공보를 만들면서 세금 체납내용을 빠트린 하학열 고성군수도 지난 5월 벌금 120만원이 확정돼 야인으로 돌아갔다. 고성의 경우 이미 10월28일 군수 재선거를 실시해 새누리당 최평호 후보를 선출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희진 영덕군수와 최수일 울릉군수,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이 재판을 받았으나 모두 당선무효 위기는 넘겼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이희진 경북 영덕군수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1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현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는 공개편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벌금 90만원 확정판결을 받아 현직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