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19대국회를 마감하는 소감과 개성공단 폐쇄문제,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문제, 20대 총선에대한 각오 등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정종희 기자>

[단독]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의 좌우명은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이다.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 는 말로 모자름을 채워나가는 실천의 지혜가 담겨있다.
그는 이 좌우명이 원용한 '길이면 通한다'는 중의적인 캐치플레이즈로 만들어 20대 총선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외교관, 논설위원, 대학총장을 거친 그가 10년은 됐을 법한 낡은 천 가방을 들고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의 검소하고 소탈함에 흠칫 놀라며 19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소감과 정국의 현안문제, 20대총선에 임하는 각오 등을 들었다.

- 19대 국회에 대한 감회를 말한다면.

먼저 여의도 안의 실제상황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종편이나 언론에서 싸우는 모습만 전달하다 보니까 그게 국회 전체의 모습인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다.

그렇다해도 국회안의 엄연한 여야간 대결상황이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사실 해법도 모호해서 자괴감도 다소 느낀다.

국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리더십이 과거와 같지 않다. 여야 모두가 리더십의 부재로 인해 국회의 체계가 안잡히는 것이 주 원인으로 본다.
흔히 하는 얘기로 물갈이도 필요하지만 이와함께 경륜있는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국회가 국민으로부터의 외면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19대 국회 의정활동가운데 가장 보람있는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WTO를 감시감독하는 국제의원연맹(IPU)의 이사국이다. 19대 초기 강창희 국회의장께서 저를 이사로 지명해서 이후부터 제가 꾸준히 참여했다.
세계무역질서를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데 정부의 감시와 협상을 진행하는 전문적인 활동이 요구됐다. 이 활동에 전념한 점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메세나(고대 로마시대 문화 예술인을 지원했던 재상 마에케나스 이름에서 유래된 프랑스어‘메세나’,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활동을 뜻함)법 이 있다. 17대부터 추진돼 온 것이 지체됐었는데 19대 국회 출범 후 제가 발의해서 통과됐다.

다른 하나는 결국 젊은 일자리창출이다. 재주는 있는데 취업이 쉽지않은 청년층의 문화적 고용을 늘리는 일에 기여했다.
또 여성사박물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성사박물관법을 만들었다. 이후 여성단체가 중심이 돼서 장소도 거의 확정됐다. 한국 여성의 우수함은 누구나 알 수 있는데 이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제주도 해녀문화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제로 만드는 일도 추진해 현재 거의 완료단계에 와 있다.

- 19대국회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19대 국회 300명의 국회의원분들이 다 좋은 분들인데 좋은 친구로서 사귀지 못한 점이 제일 아쉽다.
또 국회에서 제공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 사회인문, 문화 언어강좌 등이 있다.
서울대 인문학과정은 굉장히 인기있는 강좌인데 이를 의원들을 위해 실시하고 있다.
이런 강좌 수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또 하나는 국회내에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이 있다. 17대부터 만들어졌는데 제가 여당 대표이고 야당은 김성곤의원이 대표이다.
이 포럼은 바로 상생의 정치, 성숙한 토론문화를 정착시키자는 불필요한 극단적인 대결을 좀 줄이고 공통의 기반을 넓히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를 적극 활성화하고 싶었는데 초선의 한계가 있었던것 같다. 현재 40여 분의 의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는 좀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자 한다.

- 북한핵실험과 미사일발사이후 개성공단 폐쇄가 최근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지만 이렇게 오기전에 했어야 할 숙제를 안한 결과이기도 하다.
북한 핵과 미사일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극단으로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왔기때문에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안타깝다.

그리고 국제사회제재를 선도한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는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유엔제재에 참여해야한다. 핵이나 미사일이 국제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반도 문제를 국제화하는데 주력하고 남북간의 대화채널은 닫아버리게 되면 한반도의 운명이나 결정권을 국제사회에 맞기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물론 현재는 칼을 빼들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북한에 대해서 제재조치를 신속하고 강도높게 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있기에 우리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방코 델타아시아의 경우처럼 제재를 제대로 하면 지금보다 성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생존을 걸고 게임을 하고 있다.
세계 어느나라가 정권의 존립을 놓고 이 문제를 풀고자 하겠는가.

우리가 앞으로 너무 대안이 없는, 너무 남겨놓을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 국제사회와 최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시도는 해야한다. 이 상황은 이미 쏘아진 화살이다.
그리고 이후 북한의 반응을 보면서 거기서 우리가 파고들수 있는 카드를 또 개발해야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 문제에대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제가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의 한국자문위원단의 단장이다.
그 다보스포럼에서 십수년전부터 불평등문제는 공통적인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절실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이의 해결없이 한국의 장래를 설계자체가 안되는 상황임에도 '어느나라나 다 겪는것이다' '서서히 줄여나가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다 .학문적인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불평등의 문제로 인해)지속적인 성장저해는 물론 혼란과 혼돈의 시기로 갈 수 밖에 없다.

함께가야 오래가고 멀리간다는 투철한 철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일 '나눔의 경제, 상생의 문화'라는 공청회를 진행했다.
지역적인 사례를 통해 양천에서 부터 시작해 서울로, 서울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탑다운만이 아니라 바텀업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탑다운방식이 있다. 이것이 얼마나 불신을 받고 있는가. 이 또한 여야가 제대로 일 할 수 있도록해야한다.

이와함께 일상의 문화에서 쉐어링을 일상화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인 포용적 자본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도 포용적이고, 나누고 ,따뜻하고, 자비로운 성장을 하지 않으면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상생의 문화, 나눔의 경제를 지역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입법과 문화가 함께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들이 각성해야한다.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이 있지만 대기업 총수나 오너가 상생과 나눔의 철학이 내재돼야 한다. 이들이 결심하면 파급이 빠른게 한국이다.

- 4.13총선에서 어떤 각오와 전략으로 임할 것인지.

당의 상향식공천에 대해서 충실히 따르고 있다. 양천갑에 현재 8명이 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 정치사의 새로운 시도이다. 물론 정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여기에(국민공천제) 문제점이나 헛점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우리당의 국민공천제는 의총에서 합의한 사안이다. 이를 존중해야 한다.
여기 지역위원장으로 있기에 경선에 참여할 분들을 만났다.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다음날 선대위원장 등 최고 공신들과 오찬을 했다. 그 당시 황우여 대표 비서실장으로 참석했다.
전날인 대선당일 오후 (야당쪽으로) 넘어간다는 얘기가 돌았다. 오찬에서 박 대통령이 "어제 오후 제가 안될 거라며 걱정하셨다며요"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 다음말이 명언이었다. 박 대통령은 "아니 그렇게 국민을 믿지 못하고 이제까지 정치를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웃으면서 다선의원에게 일침을 날렸다. 그 말이 정치신인으로서 가슴에 와 다았다.

정치는 주민을 믿고 하는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진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저의 각오다.
외교관 생활, 연구원, 신문사특파원, 대학총장까지 국내외에서의 저의 경험과 인맥을 십분 활용해서 지역의 발전을 꾀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인성교육프로램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19대 국회에 들어와서 사단법인 행복교육누리를 설립했다. 여기서 '학부모가 행복해야 교육이 행복해진다'는 해피마마 캠페인을 진행했다. 학부모 대상강좌인데 대부분 아이들 교육이 주 관심사여서 인재교육 아이들 독서법 등이 인기리에 강연했다.
또 청소년 리더십 아카데미라고 국회에서 이틀동안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다른 의원들이 부러워한다.
학생들이 정당을 만들어 국회안에서 법안을 토론하고 당론도 정하고 토론하고 법안을 만드는 리더십아카데미다.
이를 초등학교와 중학생들까지 확대해 나가려한다.

또하나는 양천을 문화특구로 하고자 한다. 지역구에 SBS와 CBS가 있다. 이달말에 예식장을 950석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예식이외에는 공연장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양천구를 문화특구로 만들고자한다.

올 가을에 방송통신대학이 들어온다. 여기에 장수문화대학을 세워 지역주민을 위한 특화된 평생교육강좌를 연다.
전세계가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동남아 등지에서는 우리의 평생교육강좌를 수입하기도 한다.

고령화시대에 어르신 복지를 단순지원을 넘어서 평생교육체계를 갖춰나가고 이를 지원하려한다.

목동아파트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있다. 그가운데 1~3단지가 지난해 30년한이 넘었다. 재건축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제는 집값상승만 생각하는 재건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살기좋은 재건축이 필요하다. 환경과 에너지, IT가 결합된 첨단 스마트빌리지 조성이 목동아파트 재건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주도에만 맡기지 않고 중앙정부가 개입해서 뉴타운 전체를 에너지자립, 첨단IT로 가동되는 국내외 모범이 될 수 있는 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4년전 우리나라 정당문화를 바꾸겠다고 생각했다. 초선의 한계가 있었지만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추진했다.
다른 나라의 장래문제다. 정의화 국의장등과 박형준 사무총장이 문제 대해 스터디를 많이 했다.
국가의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포럼이다. 의원, 외부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미래전략포럼을 만들고자한다.

우리는 당면한 중장기 전략적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저출산고령화, 분단해소와 통일, 경제민주화, 에너지문제 등 어마어마하게 큰 문제들에 대한 전략을 고민하고 짜서 정부에게도 협력할 수 있는 그런 포럼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