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모 학교에서 발생한 교사체벌 UCC가 인터넷에 게시되자 언론은 또 다시 이를 주목하였다. 내용인 즉 교사가 문제학생들을 빗자루로 때리는 장면이었다. 상당히 힘을 실은 교사의 매질행위는 보는 이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에 대한 반응을 보면 일부에서는 요즘 아이들의 행동을 문제 삼으면서 체벌 행위로 문제시된 교사가 측은하다는 식의 주장을 폈고, 다른 일부에서는 이 UCC를 인터넷에 띠운 어머니의 행동을 무분별하다고 비난하였다.

사실 UCC의 등장으로 인터넷 전문가들은 이를 의사소통의 새로운 장을 연 가치있는 기술 활동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언론에 보도된 UCC를 보면 결코 그렇지 못하다. 몇 해 전 모 대학생 지하철 결혼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려진 것을 방송이 보도하자 많은 사람들이 후원자로 나서서 방송사 게시판이 다운될 정도였다. 또, 방송이 교복 입은 남녀 고등학생들의 성폭력 동영상을 보도하자 방송을 본 사람들은 아이들의 몹쓸 짓을 분개했다.

알고 보니 이 UCC들이 모두 거짓 내용이었다. 요샛말로 ‘뻥’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거짓을 보면서 눈물을 지었고 거짓을 보면서 분노하였다. 이 당시 학부모들이 느낀 허탈감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었다. 철없는 아이들이 UCC의 기능을 함부로 사용한 것이라고 자위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번에야 말로 교사체벌 동영상이 ‘뻥’이기를 바랬다. 우리는 체벌과 같은 물리적 폭력행위의 유해성을 알기 때문이다.

이 UCC를 보면서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해본다. 첫째,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반대로 교사가 체벌과 같은 폭력행위를 사용한다면 학생들은 어디 가서 폭력이 아닌 행동을 배울 수 있을까. 심지어 문제 상황에 연루되지 않은 타 학생들까지 공포심에 싸여 수업을 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한층 교사의 행위를 이해하기 어렵다. 문제학생의 문제행동을 훈육하는데 정말 체벌이 필요하다면 교실이 아닌 교장실, 행정실 등 다른 장소를 택하면 될 것이다.

둘째,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지금 청소년들은 온라인상의 폭력을 점수로 환산하고 재미로만 여긴다. 이런 사고체계를 만들어가는 청소년들을 그저 바라보는 일밖에 할 수 없는 학부모들은 자녀지도에 무기력을 느낀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이라도 폭력은 유해하다고 알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 UCC는 학부모들의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아무튼 UCC를 통한 현장고발 행위의 확산과 폭넓은 파급영향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교사의 권위적 공간을 용납하지 않게 된 것과 하나의 사건이 국민 전체를 허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을 교사들은 직시하여 현실로 수용하여야 한다. 교사의 행동 하나가 UCC로 제작되어 모든 학부모를 감동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UCC 문제를 보도하는 언론도 신중해지길 바란다. 학교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을 방송을 통해 전파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문제교사나 해당 부모 이외에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불안과 분노를 줄 뿐이다.

2008년 7월 29일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 이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