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고향인 충북 음성군을 찾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잠재적 차기 대선주자군(群)인 반 총장이 고향을 찾으면 그의 의중과 관계 없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충청권 대망론'이 다시 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 총장은 지난 1월 구순을 맞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구순 생신을 맞으신 것을 감축드리오며, 계속 건안하시길 기원한다"면서 "총리님께서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평생 남기신 족적은 후세에 길이 남으리라 사료된다"는 내용의 축하 서신을 보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직으로 근무한 지 어느덧 9년이 지나 마지막 1년의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계속 아낌없는 지도 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반 총장이 '충청권 대망론'의 중심에 선 상황에서 오랜 세월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 전 총리에게 생일 축하 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나왔다. 단순한 예우 차원을 넘어서는 정치적 함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반 총장은 오는 25일 제주에서 열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일본으로 갔다가 오는 30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유엔 DPI(공보국) NGO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다시 한국을 찾는 빠듯한 일정이다. 그 사이 27~29일 한국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군은 그러나 반 총장이 이번 방한 기간에 짬을 내 고향을 찾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음성지역 학생들과 유엔본부를 방문, 반 총장을 예방한 이필용 군수는 반 총장의 보좌진으로부터 고향 방문은 어렵다는 뜻을 전해들었다고 한다.

반 총장은 작년 5월 '2015 세계교육포럼'(WEF) 참석 등을 위해 방한했을 때에도 고향을 방문하지 않았다.

반 총장이 고향을 찾은 2011년 8월과 2013년 8월은 휴가 때였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반 총장이 이번 방한기간 고향을 찾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내년 대선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해가려는 신중 행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음성군 관계자는 "반 총장이 유엔 관련 행사로 방한할 때는 고향을 찾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고향에 오지 않고 방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