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권리당원 전화투표가 시작되면서 후보마다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지역별 대의원대회에서 권리당원들의 '몰표' 위력이 여실히 드러난 만큼 당권주자들은 이들의 표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최대 변수라고 보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온라인 당원을 중심으로 많은 지지를 확보한 추미애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상곤 후보와 이종걸 후보는 '친문(친문재인) 일색' 지도부에 대한 경계론을 펴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23일 더민주에 따르면 권리당원의 당 대표 경선 전화투표는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22일부터 이틀간 모든 권리당원에게 전화가 가고, 24일부터 이틀간은 여기에 응답하지 않은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투표에 참여토록 하는 방식이다.

권리당원 투표가 전체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대의원 투표(45%)보다 비중이 작다.

그러나 최근 지역 시도당대회에서 권리당원들이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면서 대의원 투표 결과가 뒤집히는 일까지 벌어지자 당권주자들에게는 권리당원 표심잡기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후보들은 저마다 권리당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SNS를 활용해 투표 참여와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캠프 별로 유불리에 대한 계산도 분주해졌다.

특히 당내에서는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응답률이 일반 권리당원들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 대의원대회를 보면 예년 10%대에 머물렀던 권리당원 투표율이 30%대까지 올랐다"며 "지난해부터 유입된 온라인 당원들이 80~90%대의 높은 응답률을 보이며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당원들의 경우 뚜렷한 친문 색채를 띠고 있어 상대적으로 친문진영과 가까운 추 후보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 후보와 이 후보는 각 지역별 선거에서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승한 친문진영 후보들이 잇따라 당선돼 '친문 지도부'가 구성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견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그런 경향(친문 후보 당선)이 나타났지만, 당 대표 선거에서는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해줄 것"이라며 "누가 계파주의를 막을 후보인지 당원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권리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더민주 지도부가 친문주류로 도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은 그나마 영호남 구색이라도 맞췄는데 더민주는 '도로 친문당'이 될 수도 있다"며 "나홀로 친문당이 되느냐, 더불어 민주당이 되느냐를 잘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당심의 선택을 헐뜯는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추 후보는 전날 CBS 라디오 주최 토론회에서 이 의원이 "시도당 위원장 선거 후 친문일색 지도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공격하자 "당직은 당원이 뽑는다는 원칙에 따라 시도당 당원들이 선택한 것"이라며 "결과에 승복을 안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