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이상 민방위 대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상소집훈련이 일부 기초단체에서만 인터넷을 활용한 사이버 교육으로 대체되는 것을 두고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민방위기본법에 따라 4년차 이하 민방위 대원은 연간 4시간의 정기교육을, 5년차 이상부터 만 40세 대원은 연간 1시간 이내의 비상소집훈련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보통 비상소집훈련은 오전 7시까지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가서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민방위 임무와 역할 등을 간단히 안내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다가 2010년 부산 사하구를 시작으로 이 훈련을 사이버 교육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지자체가 점차 늘었다.

민방위 대원들의 편의를 고려해 출근 시간과 겹치는 실제 소집 대신 편한 시간에 인터넷에 접속해 약 50분간의 강의를 듣고 간단한 퀴즈를 푸는 방식의 사이버 교육을 도입한 것이다.

15일 현재 서울 강서·동대문·강남구와 울산 동·북구 등 전국 40개 지자체가 이 방식을 도입했다. 전국 기초단체가 226개임을 고려하면 아직 도입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처럼 민방위 훈련 방식이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됨에 따라 사이버 교육 혜택을 보지 못하는 대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같은 시·도에 거주하면서도 소속 기초단체에 따라 일부는 편하게 사이버 교육을 받고, 나머지는 이른 아침 소집에 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에 거주하는 한 민방위 대원은 "사이버 교육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알아보다가 특정 지역만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이른 아침에 가서 출석만 확인하는 정도의 형식적인 교육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비상사태에 대비해 시행되는 민방위 교육이 지역별로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사이버 교육 자체는 장려할 만한 것이지만, 법령이나 예산 등의 문제로 모든 지자체가 일률적으로 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남구 관계자는 15일 "사이버 교육을 위한 서버를 구축하는 데 2천만∼3천만원이 들고, 이를 도입한 일부 지자체의 경우 예상외로 활용도가 낮고 시스템도 불안정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당장은 계획이 없고, 장기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국민안전처 민방위과 관계자는 "정부는 사이버 교육 도입을 권장하지만, 지자체별로 예산 사정이나 민방위 대원 규모가 천차만별이어서 (사이버 교육 도입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지방자치법상 지역 민방위 조직 운영 권한은 지자체에 있으며, 정부가 모든 예산을 지원해 사이버 교육을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