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오는 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조기 퇴진 로드맵과 탄핵 정국에 따른 당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의총은 지난 1일 '박 대통령의 4월 말 사퇴 및 6월 말 조기 대선 일정'을 당론 채택했으나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야당도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탄핵소추안 처리가 불가피해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탄핵안에 대한 표결 참여 방식을 놓고 '당론표결이 아닌 자유 투표'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논리싸움이 예상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일 오는 9일 예정대로 탄핵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우리 당 의원들도 다 참여해서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만큼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게 좋다는 게 저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이 대표도 면담에서 '탄핵안 자유 투표' 방침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총에서는 찬성이나 반대, 기권 의사에 관계없이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일단 본회의에 참석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는 방안에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 1일 당론을 채택한 이후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이를 번복하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거취와 관련된 매우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의총이 소집돼 책임 있는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만든 당론을 또 뒤집는다는 건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면서 "의총에서 다시 얘기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류 측은 박 대통령이 이르면 6일 제4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내년 4월 퇴진'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탄핵 중단으로 의견을 모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 주류 측 의원은 "오는 9일 탄핵안이 가결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야당은 또다시 '즉각 하야'를 요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년 4월 하야'라는 명확한 시점을 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달 '예산국회 및 거국중립내각 구성 논의 마무리 이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당 수습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없는 데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이달 21일 사퇴를 예고한 상황에서 원내사령탑이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많아 실제 사퇴 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