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재학생 4명의 자살 사건은 근본부터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한국사회의 일류병은 기성세대의 추악한 산물이다.

모든 것 다 버려도 1등만을 요구해온 게 우리사회 작태다. 삼성그룹 등기임원의 연봉이 60억 원 이라고 한다. 경쟁사 전자업체 LG의 무려 3배차다. 그래서 1등에 목을 매는 이유다.

삼성 직원의 평균임금이 8천만 원 선이라니 한국 최고의 인재집단 KAIST도 서남표식 1등 인재육성에 핏발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중소기업은 월급도 밀려서 쩔쩔매는 상황에서 이런 부익부 빈익빈 (富益富 貧益貧) 현상을 받아들이는 요즘 우리사회 희망은 단 한가지다. 즉 한탕주의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옥에 가더라도 밭에 수십억 원을 묻어두고 출소하는 희망을, 연예계 톱 방송인이 해외 카지노서 예사롭게 탕진하는 일, 통신서비스사업자가 1년에 수조원의 이익을 내도 이용자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문화적 지원은 절대 인색한 한국사회 구조부터가 문제다.

서남표식 교육은 1등 주위다. 듣기엔 참 좋은 말이다. 1등 인재 육성은 교육의 참 진리처럼 들린다.

1등을 못하면 징벌(?) 식 등록금을 더 내라는 식의 교육은, 젊은 학생들을 자살로 몰고 갔다는 단순한 지적이 아니다.

차등 징벌 식 등록금은 개개인 학생들의 인격을 말살, 자괴감을 불러일으킨 자살의 동기라는 게 문제다. 3~4시간 밖에 못 잔다는 학생들, 그 들은 공부의 노예가 아니라는 것이다.

혹자는 공부 때문에 자살한 게, 편들만한 얘기냐고 묻고 싶을 게다. 하지만 교육자로서 사태가 이 지경이 됐다면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 물러나야 하는 게 교육자 아니겠는가.

서 총장 말대로 자신이 공부하던 유학 시절에는 배울게 너무 많아 공부욕심을 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KAIST 인재들은 모두가 서 총장 길을 걸어가야만 출세했다고 봐야 하는 가.

그건 아니다. 서 총장이 그 시절 굶고 공부 했으면 작금의 제자들도 굶고 공부 하란 말인가. “자신이 어릴 때는...자신이 공부하는 방법은... 자신의 공부시절 연애는 어떻고...” 이런 서남표식 교육을 주입하면서 얻은 대가가 무엇인가.

서 총장은 연임을 한 총장이다. 당시 서 총장의 연임에 많은 이들이 연임욕심을 지적 했다.결국 서 총장 개인의 연임 목표는 무리한 징벌 식 교육으로 문제를 낳은 셈이다.

영어로 교육해야만 세계적인 인재가 나오는 게 아니다. 1등 해야만 경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소기업이 일류대 출신을 기피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류 병 속에 키운 이들이 항체(?)가 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다. 허나 전반적으로 일류대 출신을 중소기업에서 꺼리는 건 사실이다. KAIST 자살소동은 이런 사회적인 이유에서부터 풀어야 할 과제다.

이공계 기피현상, 물질 만능주위를 부추기는 재벌그룹, 1등만을 사육하는 교육제도, 세를 불리려는 대학의 과욕,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를 KAIST로 흡수 통합 시켰던 로비, 이런 보이지 않았던 욕심들이 기성세대가 부추기고 있는 한국사회의 고질병 이다.

서남표 총장 개인을 질타할 이유는 없다. 단지 서남표식 교육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병의 맥락과 같다는 점이 문제다.

연구비횡령 혐의를 받고 있던 교수가 자살했다. 학생도, 교수도 자살로 이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오늘 내일 임시 휴강하고 교수와 학생 간 대화를 한다고 한다.

그 전에 서남표식 대학 교육이 옳은 것인지를, 서 총장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 윤동승 주필 이력
-前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前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前 전파신문 편집국장
-前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前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前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前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

-前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 IT특보
-前 ETRI 초빙연구원
-前 파워콜 회장

-現 The Radio News 편집인/주필
-現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現 (주)DMBRO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