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좌담회에서 밝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 유치공약 백지 검토가 일파만파 확산, 뜨거운 감자로 부상되고 있다.

세종 시에 이어 또다시 충청권의 버림받음(?)이라고 보는 정계나 충청 인들을 자극하고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

대통령 선거공약 “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 문제는 원천적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걸핏하면 과학벨트 단지니 실리콘밸리단지니 하는 무조건적인 환상을 쫒는 계획 자체가 문제다.

충청도에는 대덕연구단지가 있다. 기 조성된 단지를 세계화로 육성시키지도 못하고 있는데도 걸핏하면 마치 세계 단 하나뿐인 프로젝트 인 것처럼 과대포장 하기 때문에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대덕단지와 과학벨트가 다른 점이 무엇인가. 결국 같은 맥락이다. 한 지역에 연구단지가 무슨 휴대폰 기종 변경처럼 새 정부가 탄생할 때마다 거론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대덕연구단지가 곧 과학벨트다. 대덕단지에서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ET(환경기술) 등 어느 분야라도 다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좋은 텃밭을 두고 왜 이리 저리 온 사방에다 무슨 단지니, 벨트니 하는 말장난에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공약을 했다고 치더라도 국가재정에 무리를 주지 않고 효율적으로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점에 과학벨트라는 신설 프로젝트보다는 더 현실적인 안을 찾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과학벨트라는 그럴싸한 겉포장 보다는 우리기술 상용화가 더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핵심소재 또는 부품 국산화 상용기술이야말로 세계시장에서의 선결과제다. 핵심부품 및 원자재 국산 상용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모든 기업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사안이다.

한중일 세 나라가 합작해서 국제 기술상용화 컨소시엄을 이룬다면 자국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확실하게 대박(?) 낼 수 있는 방안이 아니겠는가.

확실한 기술 상용화 - 이로 인한 새로운 시장개척 - 이윤 확보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조로 기업에게 실질적인 이윤을 주는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벨트니 테크노폴리스니 하는 구상자체가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늘 우려먹던 단골 메뉴 아닌가.

과학벨트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또 어느 지역에 꼭 만들어야 하는 법칙도 없다. 대통령이 공약했다고 해서 중복 투자로 국가재정에 손실을 입힌다면 이는 더 큰 문제다.

물론 대통령의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앞뒤 생각 안하고 공약 때문에 가지 말아야 갈 길을 가서는 안되는 게 아닌가.

굳이 충청 인을 위한 공약을 지킨다면 국가재정에 덜 부담 주는 기존 연구단지에다 현안 사업을 펼쳐야 하는 게 수순이다.

고용인력 창출도 되고, 기술 상용화로 돈도 벌고, 공약 활성화로 표심도 얻어내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현명한 대안이야말로 화룡점정(畵龍點睛) 이라 하겠다.

대선 전에 만들어지는 각종 공약들은 국민 표심을 얻기 위한 무리수가 종종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게 한국의 정치현장이다.

따라서 과학벨트 개념을 기존 연구단지에 접목시키면서 국익을 창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름진 옥토에 이모작 삼모작 하는 융/복합 아이디어를 내 놓아야 할 때다.

■ 윤동승 주필 이력
-前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前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前 전파신문 편집국장
-前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前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前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前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

-前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 IT특보
-前 ETRI 초빙연구원
-前 파워콜 회장

-現 The Radio News 편집인/주필
-現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現 (주)DMBRO 회장